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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이스라엘편 2부

by 톡톡오늘 2022. 1. 16.

유대인에 대해 생각할 때 랍비가 유대교의 성직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로마 제국이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한 뒤로 사실상의 유대교 성직자들은 사라졌습니다. 그럼 랍비라는 개념은 무엇일까요? 이 랍비라는 개념은 성직자와는 크게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율법의 생활양식에 따라 살 수 있도록 지도하는 선생이나 조언자의 역할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랍비라는 말 자체도 ‘나의 위대한자, 나의 탁월한 자’를 의미하는 셈어 단어로서 존경과 영예의 칭호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칭호는 다른 종교인들이 가지는 칭호처럼 당사자에게는 자부심과 우월감을 가지게 하였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시기심과 열등감을 가지게 한다는 점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특히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세오경에다가 랍비들의 해석까지 포함한 토라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유대교에서도 분파가 많이 나뉘어서 극정통파, 개혁파 진보파, 보수파, 신정통파, 카라이트 등 여러 가지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유대교가 추구하는 율법의 본질이 처음과는 많이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고대 이스라엘에서도 인근 가나안 사람들의 영향으로 그들이 믿는 하느님(하느님과 하나님 둘 다 같은 의미인 영어로 ‘God’이기에 무엇이 맞는지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논쟁으로서 표준 발음인 하느님으로 적어놓았습니다)에 대한 본질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들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지난 1부에 이어서 벽장을 넘어가 다른 유물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는 유물은 레너드 울리에 의해 발견된 구리 황소 동상(Copper Alloy Bull)입니다. 이 황소의 몸은 지금은 부패해서 없어진 나무 틀 위에 얇은 금속판으로 두들겨서 작업되었는데요 머리와 뿔 역시 정교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주둥이의 일부와 꼬리의 일부분은 없는 상태이며 구리는 부식되어 작은 조각으로 부서진 상태이기에 접착제로 붙인 캔버스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비슷한 4개의 황소 가운데 가장 잘 보존된 것으로서 머리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동상입니다. 지난 1편에서도 언급되었다시피 이스라엘 역사에서 금송아지 숭배는 수시로 등장하게 되는데요 특히 이스라엘 왕국이 남북으로 분리되면서 북쪽 이스라엘 왕국에서는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금송아지 시상을 만들어서 수배하도록 하였습니다. 아마도 지금 보는 동상과 비슷한 동상으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대에 성행했던 이러한 소 숭배는 성서에서 금기하는 숭배였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제 57번 방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오른쪽 위에 보이는 것은 창이나 셉나 비문(Shebna inscription)인데요 상인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상인방은 창문이나 문짝의 상부를 가로지르는 하중을 받치는 구조물입니다. 처음에 이 비문이 발견된 1년 뒤인 1871년에 영국 박물관에 오게 되었는데요 비문의 거친 표면으로 인해서 1952년까지 글을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여기 있는 히브리어 문자를 발견하면서 해석하게 되었는데요 기원전 7세기의 것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비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비문은 특히 성서의 인물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히브리어로 ‘이것은 … 의 무덤이다. 왕실 관리인이다. 여기에는 은도 금도 없다. 단지 … 그의 뼈와 그의 하녀의 뼈가 함께… 이것을 여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이렇게 적혀 있는데요 관리인의 이름은 파인 구멍에 의해 지워졌습니다. 하지만 유다 왕국의 왕 히스기야의 신하 셉나의 무덤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름 뒤에는 고대 이스라엘의 하느님(하느님과 하나님 둘 다 같은 의미인 영어로 ‘God’이기에 무엇이 맞는지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논쟁으로서 표준 발음인 하느님으로 적어놓았습니다) 이름인 여호와 혹은 야훼(네 글자라는 의미인 테트라그람마톤:YHWH)라는 4글자 중 3글자가 남아있는데요 느헤미야 9:4에서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하느님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는 스바니야(Shebna[h])로 부르는 것으로 보아 셉나는 스바니야의 단축형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셉나에 대해서는 이사야 22:15-24; 36:3-37:7에 나오며 열왕기하 18:18-19:7에서도 나옵니다.

왼쪽 벽장에서 다음으로 보게 될 유물은 라기스 서한(Lachish Letters)이라는 편지 내용이 적힌 도자기 파편입니다. 라기스라는 도시는 예루살렘의 서남서쪽으로 44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구릉성 산지에 있는 요새도시였습니다. 이 도시에 대해서는 앞서 아시리아편에서 다루기도 했었는데요 니네베의 산헤립 궁전에서는 라기스의 포위 공격을 묘사하는 부조를 만들어 놓기도 하였습니다. 라기스를 발굴하면서 두 번의 멸망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화재 잿더미가 있었는데요 앞서 아시리아에 의한 멸망 이후 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서도 멸망이 도는데 이 바빌로니아로부터 멸망되었던 두 번째 화재의 잿더미 속에서 21개의 글이 새겨진 도자기 파편을 발견하였는데요 네부카드네자르의 최종 공격에서 그 도시가 멸망되기 직전의 통신문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적어도 12개의 파편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당시 라기스의 군사령관이었을 야오시와 부하 장교 사이에 주고받은 서한들이 있는데요 이 중 두 편지는 당시의 위급한 상황을 묘사하면서 4번 서한에서는 ‘YHWH(야훼 혹은 여호와)께서 내 주가 바로 지금 좋은 소식을 듣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 우리는 내 주께서 보내시는 모든 신호에 따라 라기스의 불 신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세가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예레미야 34:7에 묘사된 상황과 같은 상황인데요 아세가라는 도시가 이미 무너졌거나 적어도 봉화를 보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호사야가 쓴 3번 서한에도 엘나단과 호사야에 대해 알려주는데 이 이름 역시 예레미야 36:12과 42:1에 나오는 인물이며 이 서한에 나오는 다른 이름들 가운데는 그마랴(36:10), 네리야(32:12), 야아사냐(35:3)가 있으며 당대에 야훼 혹은 여호와의 이름인 테트라그람마톤(YHWH)을 자주 사용했다는 점과 동시대 사람들의 이름이 성서에도 언급되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중간에 있는 지금 보는 유물은 라기스에서 발견된 무게 단위인데요 이러한 돌 저울추에는 ‘핌’에 해당하는 고대 히브리어 자음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성서에도 핌이라는 말이 사무엘상 13:21에 나오는데요 여기 나오는 핌이란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오랜 기간 수수께끼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대 도시들에서 나온 이러한 유물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팔레스타인(블레셋)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대장장이를 두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에 농기구의 날을 갈기 위해서는 블레셋 사람들에게 가면 ‘핌’이라는 단위의 은조각을 받아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울추들의 평균 무게가 7.8그램인 것으로 보아, 1핌은 대략 3분의 2세겔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무게 제도는 유다 왕국이 바빌로니아 제국에 멸망되고 나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아래 지금 보는 항아리 손잡이는 이스라엘 전역에서 발견된 것인데요 고대 히브리어로 글자가 찍혀 있습니다. 이러한 도장이 찍힌 도자기 손잡이에는 날개가 4개 달린 풍뎅이와 2개의 날개가 달린 원반 모양의 상징이 있고 그 위에 히브리어로 왕에게 속함이라고 쓰여진 LMLK라는 히브리어 글자와 지명이 있습니다. 이러한 손잡이는 800개 이상이 팔레스타인의 20장소 이상의 발굴 장소에서 발견되었는데요 거의 대부분이 기원전 700년경의 유다 왕국에 속한 영토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항아리가 발견된 장소들은 성서의 히스기야 왕과 므낫세 왕의 시대의 중요한 행정 창고였던 것으로 확인이 되었는데요 유다 왕국의 국가 행정을 위해 식량 부족을 관리하고 분배하기 위한 농업의 잉여 생산분을 관리하기 위해 축적한 흔적이 있습니다. 이 장소에서는 와인과 올리브 오일과 같은 농산물에 대해서도 세금을 질서 있게 징수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고위 관리들과 농지를 소유하고 지역 경제 활동에 앞장선 부유한 사람들의 이름 역시 이 항아리에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벽장의 아래에 보면 다음과 같은 유물이 보이는데요 북쪽 이스라엘의 수도인 사마리아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이 장식은 상아로 만든 것으로 페니키아의 스타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상아 조각이 발견된 사마리아는 장기간의 포위 공격에도 버틸 수 있었는데요 단단한 이중 성벽과 일부 10미터의 폭으로 된 방벽 등으로 골짜기에서 90미터나 솟아있는 구릉지 위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궁전 기단인 것으로 보이는 폭이 90미터에 길이가 180미터나 되는 궁전터가 있는데요 거기에서 상아로 된 이러한 유물들이 발견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성서에서 열왕기상 22:39에서는 북쪽 이스라엘 왕인 아합이 세운 상아 집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요 고고학자들은 발굴된 상아 조각들이 이 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도 흥미로운 유물들이 많이 있는데요 팔레스타인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을 3부에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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