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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아시리아편 1부

by 톡톡오늘 2021. 12. 16.

이제 살펴보게 될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주변 지역을 가리키는데요 인류 고대 문명이 시작된 지역으로 오랜 기간 세계 역사의 중심이 되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메소포타미아라는 말 자체도 그리스어(Μεσοποταμια)에서 온 말인데요 ‘중간이라는 메소(Μεσο)’와 ‘강이라는 포타(ποτα)’, ‘도시라는 미아(μια)’를 합쳐서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를 의미합니다. 이 지역에 있었던 국가들 가운데 일찍부터 제국으로 확장을 시작했던 아시리아 유물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아시리아’라는 이름은 고대 도시인 앗수르(Aššur)에서 유래하였는데요 이들은 군사 강국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끊임없는 정복 전쟁을 통해서 리비아 동쪽부터 이집트 남부, 아라비아 반도, 이란 지역까지 광대한 제국을 건설하였습니다. 앗수르라는 도시에서 여러 도시들로 수도를 옮겨 다니다가 마지막 전성기를 누리는 시기로부터 멸망할 때까지는 니네베라는 도시가 그들의 수도였습니다. 이들은 다른 민족에 대해 상당히 잔혹하고 강압적인 정책을 펼쳤는데요 피지배인들에 대한 착취나 강제적인 이주로 인해서 타민족들의 증오 역시 많이 사게 되었습니다. 이후 보게 될 유물들에서 그런 잔인했던 기록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다시 영국 박물관 가운데 있는 Great Court로 돌아가서 4번 방 이집트 유물이 있는 곳에서 뒤쪽인 6번 방 아시리아 유물이 있는 방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6번 방 들어가자 마자 왼쪽에 여러 비석과 오벨리스크들이 보일 텐데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오벨리스크가 보입니다. 앞에 보이는 검은색 오벨리스크는 살만에셀 3세의 검은 오벨리스크입니다. 이 오벨리스크는 4개의 경사 단계가 계단식 되어 있는 지구라트 모양처럼 되어 있는데요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는 전시 목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여기 보면 다양한 조공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낙타나 원숭이, 코끼리, 코뿔소 같은 이국적인 동물도 나옵니다. 아마도 이국적인 동물과 식물을 수집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 하는 것 같습니다. 흥미롭게도 여기에는 성서 인물도 나옵니다. 이스라엘 왕 예후(Yahua)의 대사로 보이는 사람이 아시리아 왕에게 무릎을 꿇고 예물을 바치는 모습이 나옵니다. 비문에는 “오므리의 아들 예후의 조공. 나는 은, 금, 황금 그릇, 뾰족한 금화병, 금잔, 금물통, 주석, 왕의 지팡이와 창을 받았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음도 살만에셀 3세가 자신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한 비석인데요 석회암으로 만든 쿠르크 비석입니다. 쿠르크(Kurkh)라는 마을에서 발견되었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고 있습니다. 비석의 내용을 조금 보자면 왕이 된 지 6년째 되는 해에 시리아에 있는 아람 사람들의 12개 연합군과 벌어진 카르카르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알려줍니다. 또한 오랜 기간 동안 어떤 고대 유적이든지 성서의 내용하고 연결시키려는 사람들로 인해서 12 연합군 가운데 한 명인 "A-ha-ab-bu Sir-ila-aa"를 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사람 아합 혹은 여호람과 동일시하려는 견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지 스미스(George Smith)와 다니엘 헨리 헤이(Daniel Henry Haigh)와 같은 다른 현대 학자들로 인해서 전쟁이 벌어진 시기적으로나 정황상으로나 아합이나 여호람이 전쟁에 참가했다는 견해는 일치하지 않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학자들이 조사한 견해가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금전 보았던 살만에셀 3세의 비석 바로 근처에 보이는 비석은 샴시아다드 5세의 대형 비석입니다. 그의 재위 기간 중에 세워진 비석인데요 그는 통치 초기에 그의 후계자 문제로 형제들과 오랜 기간 내전을 치러야 했습니다. 비석을 좀 더 보면 아시리아 고대 군주들이 쓰는 원뿔형 모자를 쓰고 오른손을 뻗어 손가락을 튕긴 것처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신에 대한 존경과 간구를 청하는 전형적인 아시리아 제스처입니다. 왕권의 상징인 철퇴를 들고 서 있습니다. 이 비석은 다섯 신을 숭배하는 아시리아 왕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다섯 신이 어떻게 묘사되어 있는지 왼쪽 상단 모서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왼쪽 방향으로 보면 먼저 뿔이 달린 투구는 아수르(Ashur), 날개 달린 원반은 샤마쉬(Shamash), 초승달은 신(Sin), 갈라진 길은 아다드(Adad), 별 모양은 이슈타르(Ishtar)입니다. 그리고 가슴에 부적으로 착용한 커다란 십자가는 태양신의 상징입니다. 지난 이집트 편에서 앙크 십자가를 보신 분들은 기억이 나실 텐데요 여기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십자가를 태양신의 상징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대 세계에서 십자가가 가지는 의미가 각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다른 이미지) 이제 석비 반대쪽을 보시면 라마수(날개 달린 인면 황소)석상이 보이는데요 이 석상은 나중에도 살펴볼 예정이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성문은 바라와트 문(Balawat Gate)이라 해서 고대 성문을 복원한 것인데요 이 문을 어떻게 복원했을까요? 이미 오래전에 파괴되어서 문의 나무 부분은 썩어 없어지고 중간의 여덟 개의 청동 부분만 남은 부분을 찾았다고 합니다. 좌우에 보이는 부분이 청동 원형 부분인데요 여기에는 비문이 새겨져 있는데 이 발라와트 문이 삼나무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고고학자들은 이 문의 높이가 원래 6.8미터로 확인해서 복원한 문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양옆에 거대한 소나무 기둥이 있어서 경첩을 달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아시리아 제국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성문이네요. 그리고 고대에는 성문이 도시의 가장 큰 약점이었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이 만들지를 않았는데요 최근에 발굴되는 고대 중동지역 성문이 대부분 바라와트 문과 구조가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 당시 기술과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바라와트 문 앞까지 들어가서 오른편을 보면 7번 방이 보이는데요 이 방에는 아슈르나시르팔 2세의 궁전에 있는 부조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안을 쭉 들어가서 안쪽부터 보면서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안쪽에 들어가서 중간을 조금 지난 지점을 보시면 다음의 부조가 보이는데요 위에 음악가들이 하프와 탬버린으로 축하하고 있는 모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호전적인 민족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벽화인데요 군인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적의 머리를 들고서 서로 던지기 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들의 잔인함으로 인해서 적에게 공포를 주고자 했는데 사실 아시리아 병사들도 죽은 적들의 환각을 봄으로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전쟁에서 적들을 대량으로 처형했고 희생자들의 피부로 성벽에 가죽을 입혀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죽은 조상들의 뼈를 맷돌에 갈게 함으로 통치의 합법성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잔인함과 잔혹성은 조직적이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만약에 고대에 살았다면 아시리아인들은 무조건 피해 다니고 싶었을 거 같습니다.

 

이 부조를 보면 아시리아의 병거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무기는 오늘날로 보자면 전차와 같이 돌격하는 임무를 가지는 아시리아 군의 핵심적인 무기였습니다. 임무나 성격에 따라 보통 3~4명이 탑승을 했는데요 이동 지휘 플렛품으로써 높은 시야 확보로 장군들에게는 전투 상황을 확인하고 쉽게 명령을 전달하는데 도움을 얻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아시리아 왕들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도 사용했었는데요 한 명의 운전사(Mukil appate)와 한 명은 칼이나 창 또는 활로 싸우는 전사(Maru damqu)이고 세 번째 병사(Taslish)는 방패를 가지고서 나머지 두 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왕이나 사령관과 함께 타는 사람들은 특히 왕으로부터 신임받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하니 하나의 작전 지휘소와 같이 움직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리아 군은 고대 세계에서 가장 발전하고 규모가 크면서 잘 조직된 군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시리아편을 통해서 오래전부터 고대 문명이 많이 발달했고 놀라운 예술 작품들도 볼 수 있었는데요 이어지는 유물들을 통해서 확인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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