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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이집트편 3부

by 톡톡오늘 2021. 12. 12.

많은 분들이 의식주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옷, 좋은 집,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나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거 같습니다. 고대 이집트 유물을 보면서 고대 사람들도 지금 사람들 만큼이나 의식주만은 참 중요하게 여겼던 거 같아요. 그런데 그 당시에 최첨단 테크놀로지 기술로 이루어진 의식주가 현대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최고의 의식주가 오랜 세월이 지나서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4번 방에서 나와서 처음에 영국박물관에 들어올 때 봤던 Great Court로 나온 뒤에 뒤쪽으로 가면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각 층마다 쌓여 있는 유물들을 뒤로하고 3층까지 쭉 올라가 보겠습니다. 63번 방을 지나 가장 끝에 있는 61번 방까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61번 방부터 65번 방까지는 이집트 유물을 주제별로 전시해 놓았는데요 61번 방은 ‘이집트인의 죽음과 사후세계 : 미라’라는 주제로 되어 있네요. 먼저 가장 끝으로 가보겠습니다.

먼저 보게 될 유물은 고대 이집트의 주거 형태를 알려주는 도자기 모형이 나오네요. 여기서는 집 내부와 분리된 계단이 있는 지붕 영역이 보이고 다양한 개별 활동을 할 수 있는 옥상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여기 올라가서 잠을 자거나 연설을 하거나 필요한 말을 멀리 전하기도 하고 사람들과 교제하거나 다양한 종교활동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옥상 둘레에 난간을 설치해서 사람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만든 것도 흥미롭네요.

그 바로 윗칸에는 끈으로 만든 어린이용 샌들이 보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인기 있는 직물은 아마포였는데 아마라는 식물에서 면사나 망사, 견과 같은 다양한 직물을 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운 아마포를 만들기 위해 탈곡, 드레싱 등 복잡한 기술과 절차가 필요했는데요 천이나 의복만 보더라도 이집트 문명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망사 같은 투명한 의복을 생산하려면 정교한 기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생각해보면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네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신발 없이 외출하거나 가죽 샌들을 신고 다니기도 했는데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신발조차 신는 것도 어려웠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시 들어왔던 62번 방 입구의 반대쪽으로 가보겠습니다. 여기에는 소 모양의 미라가 보이는데요. 지난 이집트 편 2부에서 이집트인의 황소를 숭배하는 관습에 대해 소개한 내용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황소를 신성하게 여겼기 때문에 이처럼 미라로 만들어서 아마포로 감싸 묻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황소는 아문(Amun)과 같은 다른 신들에게서도 신성시되었는데요 때대로 송아지를 신에게 바치기도 했었습니다. 붕대 안에는 뼈가 뒤엉켜 있었는데 몸은 정상적인 상태로 보이도록 싸여 있네요. 이 송아지는 생후 10개월에서 1개월 사이에 죽여서 미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집트에서 오랜 기간 해왔던 관습으로 보입니다.

이제 가운데 복도를 따라 보면 유리관 안에 여러 형태의 관이 보입니다. 구글 스트리트뷰로 보니 빛이 반사되어서 잘 안보이네요. 지금 보는 화려하게 채색된 나무관은 관 뚜껑의 내부입니다. 그러니까 죽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그림을 올려다보면서 누워 있었겠네요. 이 여자는 하늘의 여신인 누트(Nut)입니다. 누트라는 이름은 ‘밤’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는데요 머리 위에는 항상 둥그런 항아리를 지고 있습니다. 발가락을 자세히 보면 지평선에 뻗어 있고 손가락은 반대쪽 지평선에 있는데요 이집트인은 하늘의 모든 별이 이 여신의 배에 있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배 주변에는 조디악(Zodiac)이라고 불리는 12궁이 그려져 있네요. 메소포타미아에서 발전한 이 별자리는 그리스 시대에 공식적으로 12등분으로 나뉘게 됩니다. 조디악(Zodiac)이라는 단어도 그리스어로 “작은 동물들로 이루어진 원”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요 현대에까지 이러한 관습이 전 세계에 퍼져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도 쥐띠, 개띠, 말띠 등에 대한 유래가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물 이야기가 나온김에 하나만 더 볼까요? 조금 전에 피규어관 바로 오른쪽에 또 다른 피규어들이 모여있는 유리관이 있는데요 여기에 보면 이집트인들이 섬긴 신들 가운데 개구리 신도 있습니다. 여기 보이는 동물 피규어중에 어떤 것일까요? 가운데에 사람이 무릎 꿇고 양탄자처럼 생긴 무엇인가를 타고 있는 듯한 피규어가 개구리 여신 헤켓(Heqet)입니다. 다시 자세히 보니 개구리 같은 느낌이 있네요. 이집트인들에게 개구리는 매년 일어나는 나일강의 범람과 관련이 있으며 다산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이집트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이기도 한데요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는 호루스와 이 헤켓 전용 신전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다산을 의미하는 신답게 아마도 이 유물은 여자들이 출산을 쉽게 분만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이 길을 따라 계속 나아가 보겠습니다. 중간쯤에 가보면 중간에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를 펼쳐놓은 것들이 보이는데요 여기 보이는 것이 ‘후네퍼의 죽음의 책’입니다. 책 이름이 벌써 무시무시한데요 이 책은 죽은 사람이 지하 세계를 거쳐 사후 세계로 가는 것을 돕기 위해 수 많은 성직자들의 마법 주문들을 적어놓은 것입니다. 일종의 장례문인데요 이 내용은 보통 피라미드 관문이나 벽 쪽에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기에 단 한 권도 정식 버전은 없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죽고 나서 면접을 보는 장면이 있는데 두 차례 면접이 있습니다. 1차 면접 장면으로 왼쪽의 자칼 머리의 죽음의 신 아누비스(Anubis)가 후네페르라는 서기관의 영혼을 이끌고 있는데요 저울에서 그의 심장을 진리의 깃털에 무게를 달고 있고 서기인 따오기 얼굴의 토트(Thoth)가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울 옆에 악어 머리를 하고 강아지처럼 앉아 있는 공포의 신 세베크(Sebek)는 실패하면 바로 죽은 자를 삼키려고 준비 중에 있네요.(죽은 다음에 또 죽네요) 2차 면접은 오른쪽의 1차 면접을 통과한 인물인 책의 주인공 후네퍼입니다. 매의 얼굴을 하고 있는 호루스(Horus)의 손에 이끌려 아내 이시스(Isis)와 누이 네프티스(Nephthys)를 뒤에 두고 왕좌에 앉아 있는 오시리스(Osiris)한테 다시 끌려가서 또 판결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TMI : 앞에 연꽃 위에 서 있는 꼬맹이들은 호루스의 자녀들입니다) 이집트인들은 영혼불멸에 대해 강박증이라 할 만큼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어 보입니다.

조금 전에 다양한 버전의 ‘죽음의 책’이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방금 전에 봤던 책 바로 아래 ‘수석 제빵사 파디마넷의 죽음의 책’입니다. 여기에도 오시리스가 나와서 판결을 하고 있습니다. 이집트는 발효빵의 고향이기도 한데요 기후가 따뜻하고 나일강에서 밀과 보리가 잘 자라기 때문에 발효시킨 빵을 일찍부터 구워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수석 제빵사라고 하니까 이 죽은 사람은 지위가 상당히 높았을 거 같습니다. 어쩌면 파라오 혹은 고위 관료를 위해 빵을 만드는 일을 했을 것으로 보이네요.

이집트 편을 3부로 기획하려 했지만 티스토리에 구글 스트리트뷰를 달아놓으니 페이지 로딩되는 것이 많이 느려져서 4부로 연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이집트 편 마지막 내용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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