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던 영국의 영국박물관에도 수집하지 못한 유물이 많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바빌로니아 유물은 많이 있지 않습니다. 유럽 열강들이 다른 나라 문화재를 약탈하는 일에 동참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대표적으로 로베르트 콜데바이(Robert Koldewey)라는 독일 고고학자는 이라크 지역에서 바빌론을 심층 발굴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는 독일동양학회(Deutsche Orient-Gesellschaft)의 지원을 받아서 현대적인 고고학 발굴 방법을 사용해서 1899년부터 1914년까지 바빌론 발굴을 지휘했습니다. 그리고 고대 바빌론 위치에서 발굴한 다양한 유물들을 베를린 박물관으로 가져가 이슈타르 문을 비롯해서 다양한 바빌론 유물들을 복원시켜 놓았습니다. 이후에 영국이 이라크를 지배했을 때는 대부분의 주요 유물들이 독일로 옮겨진 뒤였습니다.
오늘의 TMI는 여기까지 하고 지난번에 이어서 계속 유물들을 살펴보시죠.
지난번 마지막에 봤던 경계석 오른편에 보이는 이 유물은 호르무즈드 라삼에서 발굴된 태양신판(The Sun God Tablet)인데요 신전 안에는 뿔 달린 머리 장식을 한 태양신이 오른손으로 고리 달린 막대를 들고 앉아 있습니다. 그 앞에는 태양 원반이 제단 위에 놓여 있는데, 제단 위에는 수행하는 신들이 이 밧줄로 걸어서 받치고 있습니다. 태양신 위에는 달의 신인 신(Sin), 태양의 신인 샤마쉬(Shamash), 그리고 지구의 신 이슈타르(Ishtar)로 삼위일체 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좀 더 설명을 하자면 제단 위에 태양 원반의 모양에서 태양신의 십자가 상징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상징물이 현대 종교의 상징물에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자 유광 벽돌 왼편에 보면 점토판들이 보이는데요 위에서 오른쪽에 있는 점토판은 바빌론 연대기입니다. 이 연대기에는 아시리아 제국의 마지막 해를 기술하는 연대기로서 니네베의 멸망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는 니네베를 3개월간 포위한 끝에 도시를 결국 함락시켰는데요 고고학자들은 니네베를 발굴하면서 도시를 지키던 40명의 유해도 발견했었습니다. 한때 바빌로니아를 다스리던 아시리아의 마지막 왕 신샤리쉬쿤(Sinsariskun)은 자살하였는데 니네베의 멸망은 고대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게 됩니다.
이후에 일어난 사건을 다룬 다른 바빌로니아 연대기의 내용을 기술하자면 아시리아의 마지막 왕 아슈르우발리트 2세는 하란으로 가서 다시 한번 아시리아 부흥 운동을 펼치며 이집트의 파라오 느고(Necho II)를 설득해 연합 작전을 하려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리아의 멸망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다른 점토판에서는 아시리아 제국의 최후를 알려주는 카르케미시 전투에 대해서도 알려주는데요 니네베를 탈출한 아시리아 제국의 남은 병사들과 이집트 연합 군대와 바빌로니아, 메디아, 페르시아, 스키타이 연합 군대의 전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전투를 통해서 제국의 힘이 바빌로니아로 넘어가고 아시리아는 역사 속에 사라지고 이집트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잃게 됩니다. 이 내용은 성서 예레미야 46:2에 나오는데요 성서에는 이 점토판의 다른 기록도 함께 나옵니다. 역대기하 35:20-36:4과 열왕기하 23:29-35에 나오는 사건과 관련해서 이집트의 파라오인 느고(Necho)가 아시리아를 돕기 위해 올라가는 길에 유다 군대를 므깃도에서 만나 지연되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때 유다 왕 요시야는 죽고 그의 군대도 므깃도 전투에서 패배합니다.
다음으로 벽장 옆에 있는 중앙 벽에는 영국박물관에서 바빌로니아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유물 가운데 하나인데요 으르렁거리는 사자를 보여주는 유광 벽돌 판넬입니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바빌론에서 자신의 제국을 미화하기 위해 주요 건설 계획을 세웠는데요 이처럼 푸른색과 노란색, 흰색의 밝은 색조의 유약을 입힌 벽돌은 신과 왕실의 힘을 강조하기 위해 공공 기념물로 사용되었습니다. 도시 외곽 요새의 중앙 행렬 도로를 지나 이슈타르 문에서 왕궁 안으로 이어지는 양 옆에는 이러한 벽이 세워졌습니다. 현재는 궁전의 높은 성벽과 요새 사이를 가로지르는 250m 길이의 부분이 발굴되어서 독일의 페르가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유물은 독일 베를린 박물관으로부터 임대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에서는 고대 바빌론의 이슈타르 문을 비롯해서 웅장한 고대 세계를 재현한 모습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유광 벽돌 오른쪽 벽을 끼고 도는 벽장 안에는 바빌론 건축(Building Babylon)이라는 큰 돌이 하나 보입니다. 이 돌의 이름을 동인도 주택 비문(East India house Inscription)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렇게 부른 이유는 1803년 영국인 하포드 존스 브라이드에 의해서 발굴될 당시 동인도 주택 박물관에 보관하면서 그렇게 알려졌습니다. 이 비문은 공공 비석으로 건물의 기초에 전시하거나 매장하기 위한 것인데요 지금의 건물 머릿돌하고 같은 개념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비석을 최대한 확대해서 자세히 보시면 고대의 일반적인 점토판 글씨와는 다르게 이 비석에는 글자가 더욱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고 선명하게 새겨진 것으로 보아 건물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비석의 내용을 간단히 기술하자면 바빌로니아인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던 마르둑 신에게 제국의 안녕을 염원하는 글이며 영원히 이 제국이 존재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안 되어서 제국이 멸망되었으니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비석 오른쪽으로 보이는 지금 보이는 벽돌(90136)은 1부에서도 한번 봤었던 네부카드네자르(Nebuchadnezzar)의 이름이 찍혀 있는 벽돌 가운데 하나인데요 축축한 점토에 인장을 찍어서 1,500만개의 벽돌을 만들었습니다. 이 벽돌에는 다른 벽돌과는 다르게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는데요 공사 인부 가운데 한 명이 아람어로 '일꾼 가운데 한 명인 자비나(Zabina)'라고 적었습니다. 다행히도 그 당시에 검열에 걸리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자비나라는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만약 걸렸다면 투옥되거나 처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인부가 이런 글을 쓴 것은 자신은 왕만큼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글을 동료들에게 보여주고서 동료들한테 보여주고 함께 웃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몸을 반대로 돌리면 가운데 유리관 안에 점토판이 보이는데요 이 점토판은 바빌로니아 지도(The Babylonian map of the world)입니다. 그 당시에 고대에 알려진 작은 세계관에 대해 표지를 포함해서 아카디아어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지도를 최대한 확대해서 보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유프라테스 강을 중심으로 위에 직사각형의 바빌론 시가 좌우로 걸쳐 있는 모습으로 되어 있습니다. 각 방향 표시로 엘람의 수도인 수산(Susa), 우라르투(Urartu), 합반(Habban)이라고 적혀 있고 메소포타미아가 원형으로 강 혹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바빌로니아 지도 반대쪽으로 가면 다음 점토판이 보이실텐데요 니네베 아슈르바니팔(Ashurbanipal) 도서관에 있던 길가메시 서사시입니다. 아슈르바니팔 도서관은 아시리아의 왕과 니네베의 도시인데 왜 바빌로니아 유물로 분류해 놓았을까요? 그 이유는 길가메시 서사시가 바빌로니아 문학 소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서사시에는 홍수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요 앞서 1편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성서의 창세기의 내용과 놀랄 만큼 유사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신이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홍수를 일으킨 점과 우트나피슈팀이 신의 제안으로 인류 생존을 위해 소수의 사람들과 동물들을 위한 배를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아시리아 북부의 니시르(Nitsir) 산에 걸친 배에서 내리기 전에 비둘기, 제비, 까마귀의 순서대로 새들을 방류했던 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세부점까지 적혀 있는데 각 면이 60미터인 6층의 거대한 육면체 배이고 6일 낮 6일 밤 폭풍이 계속되었다는 점도 있습니다. 아시리아 편에서도 그러했지만 바빌로니아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이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2부를 마치게 되는데요 마지막 3부에서 바빌로니아와 관련된 유물들을 마지막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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