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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메디아-페르시아 2부

by 톡톡오늘 2021. 12. 28.

어릴 적에 학교에서 찰흙 같은 것으로 그릇 공예 같은 것을 한 번쯤 해보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어떤 분들은 그 당시에 만들었던 컵이나 공예품을 아직도 소장하는 분들이 있는 거 같더군요. 아마도 과거의 자신의 작품을 다시 보면서 과거를 추억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고대 사람들도 그런 점토판에 글을 썼기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자료들이 남아있을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남기기 위해 고대부터 많은 사료들을 도서관에 보관했는데요 수많은 자료들을 모았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같은 경우에는 도서관이 불타면서 그러한 자료들도 함께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당대 많은 지식인들이 그러한 자료들이 불타 없어진 것을 두고 한탄하기도 했다는데요 지금 발굴되는 고고학 유물들이 고대 사람들의 과학과 삶의 질이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는 점에 놀라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TMI는 이쯤 하고 이제 2부를 계속 보도록 하겠습니다. 페르시아 유물은 대부분 52번 방에 소장되어 있기에 이 방을 헤매면서 유물들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보았던 와인잔이 있는 벽장 뒷면으로 돌아 위에 걸려 있는 유물들을 함께 보겠습니다. 이 유물은 옥수스의 보물(Oxus Treasure)이라 불리는 아케메네스 왕조의 황금 유물입니다. 19세기 말에 영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을 당시 옥수스 강 유역에서 출토된 다양한 황금 조각품들입니다. 1978년 당시에도 아프가니스탄으로 진출한 소련의 학자들은 이곳에서 무려 2만 점의 황금 유물을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금판은 봉헌패인데요 이집트 난쟁이 신인 베스(Bes)부터 사자 얼굴의 그리핀, 스핑크스 등 다양한 부조가 있습니다. 메디아인 의상을 입은 남자들도 보이는데요 그는 후드를 쓴 남자로 바솜(Barsom)이라고 알려진 종교의식을 위해 사용되는 막대기 묶음을 들고 있는데 사제로 보입니다. 이 봉헌패는 다양한 기술들로 매우 얇게 만들어졌는데요 페르시아 제국의 부와 장인 정신을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실제로 영국박물관에서도 대표하는 유물 중 하나입니다. 얇은 황금판으로 된 51개의 봉헌패는 신전에서 신에게 바치는 물건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가장자리 둘레의 작은 구멍을 통해 옷에 꿰매기도 했습니다.

 

옥수스의 보물 바로 옆에는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Artaxerxes I)의 은그릇이 보입니다. 망치로 두들겨서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연꽃 무늬가 양각으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 가장 왼쪽의 은그릇의 테두리를 자세히 보면 무엇인가 글씨가 쓰여져 있는데요 쐐기문자로 아르타크세르크세스(Artaxerxes)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자신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인 크세르크세스와 할아버지 다리우스의 이름도 새겨져 있습니다.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는 성서에도 나오는 인물인데요 유대인 제사장 에스라와 술잔 올리는 관직(고위 관직)으로 일했던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으로 가도록 승낙해 주었던 아닥사스다가 같은 인물입니다. 역사가들은 그를 대체로 인자하고 관대한 성품을 지닌 인물로 보고 있습니다.

 

은 그릇 바로 옆에는 용도가 무엇인지 바로 알기 어려운 검은색 돌이 하나 나옵니다. 이 돌은 저울추로 사용되던 돌이었는데요 자세히 보면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나는 위대한 왕 다리우스이며 아케메네스인 히스파스의 아들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글자는 세 개의 다른 언어로 기록되어 있는데 엘람어, 바빌로니아어, 고대 페르시아어로 각각 적혀있어서 그들이 통치하는 지역의 범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대에는 각 지역마다 단위나 무게를 재는 단위가 모두 달라서 제국을 이루고 민족을 통합한다 하더라도 다른 지역끼리 각종 거래를 할 때 혼란을 가져올 수 있었기에 제국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모든 단위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그렇기에 저울추에는 엘람어와 페르시아어로는 2 카르샤, 바빌로니아어로는 1/3 미나로 되어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다리우스 1세의 도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도장에는 다리우스 대왕이 수레를 타고서 사자를 사냥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왕의 머리 위에는 날개가 달린 신이 떠 있는데 페르시아의 신인 아후라-마즈다(Ahura-Mazda)로 여겨지며 왕에게 신성한 영광을 부여한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고대 페르시아어, 엘람어, 바빌로니아어 되어 있으며 특히 바빌로니아어로는 Great이 붙은 “나는 다리우스 [대]왕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러한 원통 인장은 보통 길이가 2~4cm였고 곡면에 글자나 무늬가 새겨져 있어서 축축한 점토 위에 굴리면 돋을새김으로 자국이 생겼습니다. 종종 원통 인장을 양끝으로 꿰뚫어서 줄을 매달 수 있게 하였습니다. 다리우스 왕은 페르시아 제국의 행정부를 재편하고 동전을 발행한 최초의 페르시아 왕이었고 나일강과 홍해를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도장은 다리우스 통치 기간 동안 페르시아 제국의 일부였던 이집트의 멤피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유물은 페르시아 제국에서 가장 유명한 은 제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앞부분은 날개 달린 그리핀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고 상판에는 팔메트(Palmettes) 양식이라 불리는 야자나무 부채꼴 잎의 장식과 연꽃봉오리 장식으로 금으로 도금이 되어 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잔은 1.5리터의 용량으로 와인을 채우면 아래 그리핀의 가슴에 있는 구멍으로 나오는 기능이 있기에 앞서 1부에서 본 큰 와인 잔과는 달리 연회 할 때 술잔을 채우는데 썼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은 와인을 마실 때 이러한 잔(Pourer)과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을 사용하는데요 이러한 잔을 사용해서 술 잔을 가득 채우거나 입에 직접 넣는 용도로도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리스 역사학자인 헤로도토스는 페르시아인들의 와인 사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었습니다.

 

2,500여 년 전의 페르시아 제국의 공예술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는데요 고대 세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마지막 3부에서 페르시아 제국의 유물을 추가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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