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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이스라엘 박물관 - 그리스인, 로마인, 유대인편 1부

by 톡톡오늘 2022. 4. 19.

히브리어는 정확한 기원이 어떠한지 역사적으로 밝혀진 게 없는데요 히브리어와 관련된 대부분의 견해는 추측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히브리어에 대해 알아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 영어의 경우 동사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 관점의 시제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히브리어는 시간이 아니라 동작의 상태가 중요한 요소이기에 동작이 완료된 상태인지 아니면 완료되지 않은 상태인지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동작이 완료된 시제는 완료 시상이 되고 동작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표시되면 그 동사는 미완료 시상이 됩니다. 그렇기에 고대 히브리인들은 시간 개념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겠지만 언어에서의 시간 개념은 부차적인 위치에 있었습니다. 히브리어의 명사에는 단수와 복수와 쌍수라는 개념이 있으며 남성형과 여성형으로 구분이 됩니다. 하지만 히브리어에 나오는 명사의 복수형 가운데 단수 동사와 결합이 되는 경우에는 한 대상에 대한 위대함과 존엄을 뜻하는 강조 복수형이 됩니다. 히브리어 알파벳은 22개의 자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몇 자음은 두 가지 음을 낼 수 있어서 28가지 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히브리어와 관련된 전시물부터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이는 전시물은 샤팟(Shaphat)이라는 이스라엘 사람의 금으로 된 인장 반지이며 인장 부분은 아마조나이트(Amazonite)라는 보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인장 반지는 양피지 문서를 봉인하는 점토에다가 서명을 넣기 위해 왕이나 고위 관리들이 사용하였는데요 제1성전 시대인 기원전 8-6세기에 사용된 반지로 추정됩니다. 이 당시의 고대 히브리어 문자는 솔로몬 성전이 파괴되기 전까지 일상에서 사용되었는데요 키루스의 성전 건축에 대한 칙령이 나온 뒤로 망명에서 돌아온 유대인들은 페르시아 제국의 공식 언어인 아람어를 말하고 아람어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히브리어 역시 네모꼴 서체로 바뀌게 됩니다. 이 네모꼴 서체는 흔히 ‘아람어 서체’ 혹은 ‘아시리아 서체’라고 불리게 되는데요 이 서체는 바르 코르바 반란 기간인 기원 132-135년에 만들어진 주화에도 있으며 상당 기간 사용되었습니다.

여기 전시물에는 인장 반지가 많이 보이는데요 이러한 인장은 주로 문서나 용기에 도장을 찍는 데 사용되어 소유권과 인증의 표시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들의 인장 반지에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이름과 그들의 행정적 직급 그리고 종교에 대한 정보 역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히브리어 인장은 이스라엘과 유다 전역에 퍼져서 사용되었음을 보여주는데요 여성의 이름이 새겨진 인장도 발굴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인장은 희귀하기는 하지만 여성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인장에는 소유자이 이름이 있고 일반적으로 아버지의 이름과 함께 그의 직함 역시 함께 표시되어 있는데요 그러한 이름과 칭호 가운데는 성서에 나오는 이름이 있기도 합니다.

지금 보이는 전시물은 서기관들이 사용했을 필기 도구들로 보이는데요 이들은 글을 옮겨 쓰는 일을 전문적으로 배운 뒤에 일반 대중 혹은 왕실을 위한 서기 업무를 봤습니다. 글이 쓰이는 재료로는 도자기와 도기, 돌과 뼈, 파피루스와 양피지와 같은 다양한 것들을 사용했는데요 도기의 경우에는 값이 싸기 때문에 간단한 서신으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파피루스는 공식 문서로 사용되었고 양피지는 종교적인 신성한 내용을 담는 문서로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전시물은 고대 페르시아 왕이 사용했던 왕좌의 다리 부분입니다. 이 다리는 상아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전형적인 왕좌의 모습처럼 발판도 상아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왕좌에는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으며, 화려하게 조각되거나 장식된 모습으로 되어 잇었습니다. 이러한 왕좌는 관례적으로 넓은 홀의 높은 단 위에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페르시아의 법에 따르면, 먼저 왕의 부름을 받지 않고 왕 앞에 나아가는 사람은 누구라도 죽임을 당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타났을 때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는데요 왕이 손에 들고 있는 금 홀을 내민다면 그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감사의 표시를 나타내기 위해 금 홀을 손을 대거나 자신의 입술에 손을 대면서 경의를 표하는 태도를 보여야 했습니다.

yehud coinage 지금 보이는 주화는 페르시아 시대에 유통되던 여러 주화들인데요 이 주화는 예후드 주화라 불립니다. 이 주화에는 YHD(𐤉𐤄𐤃)라 적혀 있는데요 Yehud라는 이름의 약자이며 다른 여러 주화에는 히브리어로 같은 의미인 YHDH가 새겨져 있기도 합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YHD는 페르시아, YHDH는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주화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백합은 예루살렘을 의미하며 매나 독수리가 그려져 있는 주화는 동전의 앞면입니다. 이후에 나온 유대인 주화들과는 다르게 예후드 주화는 생물과 꽃, 사람까지 묘사한 것들로 되어 있는데요 페르시아나 그리스와 같은 다른 문화권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벽장 아랫쪽에 지금 보이는 전시물은 라이톤(Rhyton)이라고 불리는 페르시아인들의 술잔인데요 음료를 마시거나 어떤 의식을 하면서 부을 수 있도록 만든 원뿔형 용기입니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머리 모양으로 만들어졌으며 페르시아 지역과 발칸 반도에서 생산되었습니다. 많은 경우 바닥에 음료가 나오는 구멍이 뚫려 있기도 해서 그 구멍을 통해 음료를 마시기도 했지만 다른 술잔으로 옮겨 따르는 형태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술잔은 와인 2병 이상 들어가는 큰 용량으로 되어 있기도 한데요 기원전 5세기 당시의 그리스 역사학자인 헤로도토스는 페르시아인들이 와인을 매우 좋아했다고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2부를 통해 그리스 문화의 영향권에 있는 전시물들부터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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