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하면 많은 분들은 프랑스나 스페인, 이탈리아, 칠레 등을 떠올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도 와인 생산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지역인데요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30년간 와인 생산을 위한 획기적인 기술 품질 향상을 통해서 다양한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기후는 와인 생산에 적합한 기후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지중해성 기후로 덥고 건조한 여름과 짧고 습한 겨울을 가지고 있고 강수량은 적지만 고산 지대에 쌓인 눈으로 인해서 포도 생산에 필요한 강수량은 충분히 가능한 상태입니다. 또한 최근 이스라엘의 관개 농업의 발전으로 강수량이 적어도 좋은 품질의 포도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생산하는 와인 가운데는 코셔(Kosher) 와인이라 해서 전통 유대교 방식에 따라 파종 후 최소 4년이 지난 포도나무 열매로 만들어야 하고 7년째는 휴작을 해야 하며 포도나무 사이에 다른 야채나 과일을 재배하지 않는 등 철저한 방식으로 코셔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와인이 모두 코셔 와인이 아니고 와인 병 뒷면에 ‘K’ 표시가 있다면 코셔 와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스라엘 와인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도 있는데요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좋겠네요. 이제 계속해서 전시물들을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산과 풍요를 의미하는 아스타르테 혹은 아세라 여신으로 보이는 테라코타 조각입니다. 기원전 8세기 경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예루살렘에서 발견되었고 나머지는 유대 지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러한 작은 입상들은 성 기관을 노골적으로 부각해 묘사한 여자의 나체상인데요 고대 가나안 숭배 방식이 도덕적으로 매우 퇴폐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스타르테 혹은 아세라, 아낫은 어머니신이자 매춘부이면서 종신적인 처녀 상태를 유지하는 매우 모순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요 ‘수태는 하지만 출산은 하지 않는 위대한 여신들’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 여신 숭배는 언제나 신전 매춘부들의 봉사가 수반되었으며 성적인 정욕뿐 아니라 가학적 폭력성과 전쟁과 같은 속성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것들은 이스라엘의 집안에서 하던 가정용 분향제단입니다. 당시 가나안 지역에 퍼져 있던 종교가 이스라엘 가정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는데요 이처럼 향을 피우는 일은 농업적인 풍요를 기원하거나 개인적인 건강과 부를 위한 기원 등을 염원하는 용도로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향을 피우는 대상은 이스라엘의 유일한 숭배 대상이었던 야훼(여호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나안의 다른 신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성서에서는 향을 피우는 일을 제사장이 아닌 사람이 피우게 되면 처벌을 받거나 주제넘은 행동이었기에 처벌 대상이었기에 이탈 행위에 해당하는 일이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부분은 아라바 지역에 묻혀 있던 에돔 신전의 종교 의식용 물건들입니다. 지금 보이는 그릇들 가운데는 사람 모양이나 동물 모양으로 묘사된 그릇들이 발견되었는데 의도적으로 파괴된 상태로 구덩이에 묻혀 있었습니다. 이러한 그릇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종교와 에돔 사람들의 종교 사이에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에돔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무속 신앙과 마법사들이 존재했었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의 성서에서는 인간 마법사를 피하도록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작은 조각은 호르밧 키트밋(Horvat Qitmit)에서 발굴한 에돔 사람들의 신을 조각한 형상인데요 기원전 7-6세기쯤 제작된 것으로 세 개의 뿔이 달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이 입상은 수염이 없는 것으로 보아 여신임을 암시하고 있으며 얼굴에는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머리카락과 위에 손잡이는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입상은 속이 비어 있는 상태이고 돌출된 코와 작은 입술의 얼굴이며 약간 비대칭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조각은 수백 개의 조각상과 제단, 제사용 그릇들이 함께 발견되었고 사람이 거주했던 흔적은 없었습니다. 이 건물 단지에는 불에 탄 뼈가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유물들의 화학성분을 분석해 보니 에돔 지역에서 제작된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재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에돔 사람 혹은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누구에 의해 사용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것은 고대 이스라엘에서 사용되었을 테라코타 오일램프입니다. 쟁반 모양의 그릇 한쪽을 찌그러트려 심지를 만들어 놓았는데요 심지가 하나인 것으로 보아 개인용으로 사용되는 램프로 보입니다. 경우에 따라 테두리를 따라서 심지를 여러개 만들었는데 네 군데로 만든 램프가 있기도 합니다. 심지는 아마나 껍질을 벗긴 골풀, 삼 등으로 만들어졌고 올리브기름을 주로 사용했으나 테레빈 나무 기름을 사용하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고대에는 양초가 사용되지 않았는데요 양초는 기원전 5세기 로마의 문헌에서야 비로소 지금의 모양과 비슷한 모양의 초가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지만 대중적으로 사용이 되지는 않았고 무려 천년이나 지난 기원 6-7세기에 이르러서야 독일에서 현대적인 느낌의 양초가 사용되었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고대의 포도주는 찌꺼기를 걸러내야 했기에 일반적으로 마시기 전에 여과기를 사용해 걸러서 마셨습니다. 이러한 포도주는 다양한 축제나 여행에 필요한 식량에 더해 방부제나 가벼운 소독제로서 어느 정도 의약품으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었으며 종교적인 의식에서도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에서와는 다르게 이스라엘에서 맥주는 인기가 별로 없었습니다. 아마도 지금 보이는 큰 통에 담겨서 여러 달에 걸쳐 발효를 진행시켰을 텐데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포도주는 알코올 함량이 부피의 8 내지 16퍼센트였지만 나중에는 증류된 알코올을 첨가해서 함량을 증가시키기도 했습니다.
지금 보이는 전시물은 포도주를 압착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도기로 된 틀로 보입니다. 포도주는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음료였습니다. 포도주는 주로 돌이나 도기 위에서 발로 밟아 으깬 포도를 발효한 뒤에 저장을 위한 항아리에 수집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포도를 으깬 즙은 가로세로가 큰 위쪽 통과 즙이 흘러가는 작은 통을 거쳐서 즙을 모았는데요 지금 보이는 틀은 아랫쪽에 있는 작은 통으로 보입니다. 포도는 보통 남자들이 맨발로 으깼으며 비교적 부드럽게 으깨는 방법을 통해서 줄기와 씨가 으스러지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게 해서 껍질에서의 타닌산이 거의 나오지 않게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입천장에 매끄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좋은 질의 포도주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발로 밟는 대신 무거운 돌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어지는 다음 4부를 통해 전시물들을 계속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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