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현대사에 등장한 이후로 이집트와 4번이나 전쟁을 벌이면서 앙숙 관계를 이어갔지만 1979년에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외교관계가 정상화되었습니다. 지금은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함께 친미 정권이 들어서면서 안보에 이어 경제협력도 강화하고 있는데요 2020년에는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천연가스를 수출하기도 했고 2021년에는 이집트 항공 소속 여객기가 이스라엘 공항에 공식적으로 처음 착륙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좋지 않은데요 역사적으로도 고대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박물관의 관점에서 보는 고대 이집트 문화에 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스라엘과 성경이라는 주제의 전시관 옆에 이웃 문화(Neighboring Cultures)라는 주제의 별도의 공간이 있는데요 고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있었던 주변 국가들의 문화 역시 소개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서 가장 마지막에 소개하고자 하는 무슬림과 십자군의 성지 편에서 보여드릴 전시관으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한번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이는 비문의 위쪽에는 날개 아랫부분이 조금 보이는데요 이 날개는 풍뎅이의 날개로 보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의 아침에 똥을 공처럼 둥글게 뭉쳐서 굴리고 가는 것을 보면서 태양신 라의 운반자로 여겼으며 부적이나 반지, 왕의 묘지나 비석에도 자주 새겼습니다. 그리고 배설물을 이용해서 삶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부활과 순환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는데요 그렇기에 파라오의 이름이 새겨진 풍뎅이의 모습이 자주 발견되었으며 왕족의 이름이 붙은 풍뎅이는 대부분 그 왕족이 살던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왕의 이름이 새겨진 풍뎅이가 공식 인장이나 휘장이 되기도 했으며 왕의 영지나 가계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였으며 종종 왕의 개인 도장으로 만들어져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고대 이집트에서 왕이 수행했던 다양한 역할 때문에 파라오의 이름이 쓰인 풍뎅이 모양이 있는 곳은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광범위한 관련이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전시물의 파라오 두상의 이마에는 우라이우스(Uraeus)라는 코브라의 모양이 달려 있었을 텐데요 이 코브라 형상에서 적들을 향해 불과 멸망을 내뿜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이 코브라 모양인 우라이우스는 초기 이집트의 여신이었습니다. 이 코브라는 나일 삼각주와 하 이집트 전체의 수호신이었는데요 파라오가 이집트의 통치자로서 정당성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뱀은 태양신의 적들로부터 보호하는 존재이기도 했는데요 태양신의 불을 내뿜는 눈이라는 신화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비문에는 파라오가 가지고 있는 다섯 가지의 공식 이름 혹은 호칭이 쓰여진 비석입니다. 이름은 어디에 있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는데요 비문 외곽 둘레를 잘 보면 곡선으로 둘러싸인 원형이 보입니다. 이 원형 안에 파라오의 이름을 썼는데 이것을 카르투슈(Cartouche)라고 부르며 고대 이집트에서는 셰누라고 불렀습니다. 카르투슈는 프랑스어인데요 소총의 탄환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습니다. 이처럼 현실에서도 파라오를 둘러싸서 보호하듯이 이름 주변에도 이런 카르투슈를 썼는데요 고왕국 제4왕조의 스네프루때부터 그렇게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대 파라오를 신으로 여겼기에 이름을 각인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요 고대 이집트에서 파라오를 어떻게 여겼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물인 것 같습니다.
지금 보이는 전시물은 이집트 여신인 마트(Maat)입니다. 이 신은 고대 이집트의 정의와 질서, 균형, 조화 등을 의미하며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역할을 강조할 때 이 마트의 상징이 묘사됩니다. 이 신의 머리 위에 꽂힌 깃털이 마트의 상징이며 새의 날개를 양손에 든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그녀는 태양신 라의 딸이면서 달의 신인 토트의 아내이기도 합니다. 이 신은 고대 이집트 전 지역에서 숭배되었고 태양신 라와 창조신 아톤 그리고 법과 조화의 여신인 마트까지 삼위일체를 이루면서 우주를 창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마트의 머리에 있는 깃털은 죽은 자의 심장 무게를 다는 의식에서 사람이 죄를 지었는지 안 지었는지를 가늠할 때 마트의 깃털을 놓고 무게를 확인하는데 심장이 깃털보다 무거우면 죄를 많이 지었다는 의미로서 죽은 자는 부활의 땅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마트의 깃털은 선과 양심을 의미하게 되며 선하고 성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전시물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창조의 신들로 보이는데요 고대 이집트에서는 신전이 있는 도시와 시대별로 창조 신화의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로 널리 알려진 신화는 헬리오폴리스 도시 버전의 창조 신화인데요 ‘누(Nu)라는 혼돈의 바다같은 암흑 속에서 어느 날 바다로부터 벤벤(Ben-Ben)이라는 언덕이 솟아오르고 그 언덕에서 아툼(Atum)이 스스로 존재하면서 최초의 신이 되었으며 그 위로 빛을 만들어 태양신 라가 존재하게 되며 그 태양신 라가 자웅동체로서 스스로 법과 정의, 조화와 지혜의 여신인 마트를 낳으면서 삼위일체 신을 이루게 되었다’는게 이집트 신화의 기반입니다.
지금 보이는 전시물은 이집트 신인 하피인데요 나일강 범람을 주관하는 신입니다. 또한 물고기와 습지의 새의 신이자 강의 풍요를 가져오는 신이기도 했는데요 남성 신이지만 풍작과 다산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로 큰 가슴을 가지고 있는 비옥한 특성으로 신들의 아버지로 간주되기도 하는 등 양성적인 신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또한 녹색 피부와 파피루스로 장식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개구리가 그의 상징이지만 드물게 하마로 묘사되기도 하였습니다. 하피는 종종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를 나타내는 두 식물의 긴 줄기를 잡고 묶는 한 쌍의 인물로 묘사되기도 하는데요 이 두 지역을 연합시킨다는 상징을 가지고도 있습니다. 특히 나일강의 범람은 이집트 인의 삶에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했기에 사제들은 연례적으로 하피를 위한 종교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스라엘 박물관에서는 이웃 문화편에서 이집트를 3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어서 메소포타미아를 2부, 그리스-로마 1부 이렇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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