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투어 / 독일 베를린 박물관 섬 - 이집트편 2부

이집트를 오랜 기간 실효 지배했던 국가는 영국이었고 중동의 복잡한 역사로 인해서 러시아와 프랑스 혹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독일 박물관에는 의외로 이집트와 관련된 문화유산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이집트는 독일과 최근까지도 대체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독일 입장에서도 중동 아랍 국가와의 교역량(수출) 가운데 이집트는 전체 3위이고 이집트 현지의 중소기업이나 자동차 관련업 등 여러 분야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역시 독일 관광객이 최근까지 백만 명이 넘었고 러시아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국가이기에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집트 난민들이 독일로 많이 유입되면서 조금 껄끄러운 관계가 되기는 하였습니다. 과거에 독일 제국주의 시절에는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열강과 함께 문화재 수집에 열을 올렸는데요 수많은 학자들을 이집트로 보내서 어마어마한 양의 문화재들을 약탈해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때는 영국이 이집트에 완전히 발을 들여놓기 전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을 것입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이집트에서는 문화재를 반환하기를 원하지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제 110번 방으로 들어가서 독일이 과거 제국주의 시절에 약탈했던 문화재들을 계속 관람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는 유물은 스핑크스로 투영된 셰페누펫 2세가 숫양 아문(Amun) 신의 형상이 있는 그릇을 선물하는 모습인데요 셰페누펫 2세는 피예(Piye) 왕의 딸이자 파라오 타하르코(Taharqo)의 여동생이었습니다. 이집트 파라오들은 숫양 형태로 묘사된 이 아문라(Amon-Ra)의 아들로 간주되었다고 합니다. 이 스핑크스로 투영된 공주와 아문신인 숫양과의 관계를 볼 때 거의 제왕의 지위를 누렸음을 볼 수 있는데요 동상에는 아버지의 이름과 그녀의 이름, 칭호가 여러 위치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조각물은 영국 박물관의 타하르코를 보호하는 숫양 형태의 아문 화강암 석상 하고 비슷한데요 타하르코는 기원전 747년에서 656년까지의 누비아의 쿠시 왕국 출신의 파라오인데요 이집트를 통치한 마지막 누비아 왕이었습니다. 성경에서도 나오는 왕인데요 열왕기하 19:9과 이사야 37:9에 나오는 디르하가가 같은 인물로 보입니다. 그는 이집트 혈통은 아니었지만 이집트 신 아문(Amun)을 숭배했고, 이집트식의 피라미드와 사원을 건축했으며 그의 신하들에게도 이집트 글(상형 문자)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이 석상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이집트 왕의 신을 종종 아문신인 숫양으로 표현되었는데요.

지금 보는 벽화는 기원전 1,290-1,279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죽은 세토스 1세(Sethos I)가 지하 세계의 통치자인 오시리스(Osiris) 앞에 서 있는 모습입니다. 파라오는 오시리스와 같은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있는데 이것은 왕과 신으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집트의 통치자는 실제로도 신으로서 라 즉 아몬라의 아들로 자처했으며 파라오의 왕관 앞에 있는 우라이우스라 불리는 코브라 형상은 적들을 향해서 불과 멸망을 내뿜는다고 믿었습니다. 파라오의 형상은 종종 신전 안의 다른 신들 형상 사이에 두기도 하였고 심지어 통치중인 파라오가 자기 자신의 형상을 숭배하는 모습을 그린 이집트 그림도 있습니다. 이집트 사람들이 보기에 파라오는 ‘지혜와 능력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보다 뛰어났다’고 여겼으며 파라오는 즉 신으로서 파라오의 말은 법이었고 그는 법전에 따라서가 아니라 포고령으로 다스렸습니다.

지금 보는 서있는 인물은 프톨레마이오스 3세인 에우에르게테스(Ptolemy III Euergetes)입니다. 그는 프톨레마이오스 2세와 아르시노에 1세의 장남이었는데요 3차 시리아 전쟁(기원전 246-241년)으로 알려진 셀레우코스 제국과의 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바빌론까지 밀어붙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동부 지중해 해안가 전체를 차지하면서 왕조의 최전성기를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전임자들과 같이 이집트 파라오의 전통을 잘 따르기도 지금의 조각상과 같이 파라오의 모습으로 조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이집트 전역의 사원 건설 프로젝트에도 자금을 지원했는데요 현재까지 모든 사원 중 가장 잘 보존된 것으로 알려진 에드푸의 호루스 신전도 프톨레마이오스 3세 때 건설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알렉산드리아의 세라피움과 카노푸스의 오시리스 시전 카르낙 테베에 이시스 신전 보강 건설 등 많은 건축물들을 남겼습니다. 그는 통치중에 세계 둘레를 놀랍도록 정확하게 계산한 수학자이며 지리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를 지원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제 옆에 109번 방으로 가서 고대 이집트의 인물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0세기(Thirty Centuries)라는 109번 방에는 고대 이집트의 각종 인물에 대한 얼굴동상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방 입구에 들어서서 시계방향으로 기원전 3,000-1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한번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원전 3,000년 아래 세 번째 얼굴이 있는데요 카호테프(Kahotep)라는 인물의 초상화 머리인데요 이런 민머리를 예비 머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민머리 동상들은 1894년 고대 이집트 도시인 멤피스(Memphis)에서 처음 발굴되었습니다. 이러한 머리는 대부분 고운 흰색 석회암으로 만들어졌고 일부는 나일강 유역의 진흙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헤어스타일은 지금 보이는 머리처럼 아주 촘촘하게 면도가 되어 있거나 대머리로 묘사가 되어 있는데요 거의 모든 상황에서 귀를 의도적으로 제거한 것과 같은 이상한 현상도 발견되었습니다. 심지어 남성인지 여성인지 확인조차 하기 어려운데요 지금까지 이러한 머리(Reserve Head)와 관련된 몇 가지 점을 정리하자면 1. 이 머리의 목적에 대한 만족스러운 설명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점과 2. 조각품의 귀는 의도적으로 절단되어 있고 어떤 경우에는 두개골에 깊은 선이 새겨져 있다는 점과 3. 이집트 종교에서 신체를 분리시키는 일은 흔한 일이라는 점, 4. 조각상은 일부 무덤에서만 발견된다는 점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이 머리에 대한 의견으로 죽은 고인의 영혼이 잠시 머무르는 은신처 역할을 한다는 점과 조각가의 얼굴 모형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바로 옆에 기원전 2,500년 아래에는 작은 얼굴상이 있는데요 이 얼굴은 이집트의 대피라미드로 유명한 쿠푸(Khufu)왕입니다. 그의 이름은 ‘신(Khnum)이 나를 보호하소서’라는 의미인데요 그는 스네페루와 헤레페레스 1세의 아들로서 세 명의 아내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인 대 피라미드를 세운 인물로 유명하지만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는데요 그의 유일한 생존했을 당시의 동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발견된 이집트 왕실 조각품 가운데 가장 작은 동상으로 아비도스에서 발견된 7.5cm의 상아 조각상입니다. 쿠푸의 대 피라미드는 그의 통치 기간 20년 동안 지어졌는데요 1889년 에펠탑이 완성되기 전까지 대 피라미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구조물이었는데요 230m의 바닥과 146m 높이의 크기로 평균 2.3통의 230만 개의 돌 블록을 쌓아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이 돌은 틈새가 몇 밀리미터 이내일 정도로 매우 정교하게 다듬어 맞추어졌는데요 이 돌들 가운데 화강암 석판과 같은 일부는 엄청난 크기와 무게를 지니고 있어서 현대의 기술로도 그 돌을 정확하게 들어 올리고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제 기원전 1,800년으로 넘어가서 아래 보이는 얼굴상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이집트인 얼굴상입니다. 이 얼굴상을 보면 고대 이집트인들의 헤어스타일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수염과 머리를 기르던 고대인들의 습관하고는 다르게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특이한 관습을 가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자들 가운데 특히 사제들과 군인들은 머리와 수염을 밀었는데요 헤로도토스는 나일 강변에 거주하는 소년들의 경우 옆머리 조금과 머리 앞뒤에 조금을 남겨두고 모두 밀었다고 전하였습니다. 이러다가 성인이 되면 머리를 모두 밀었는데요 이집트 남자들은 때때로 가발을 쓰고 수염을 달기도 하였고 지위가 높은 남자들은 길고 잘 관리된 머리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동상에서 보는 것과 같은 이 정도 길이라면 지위가 있는 이집트 남성의 머리털 길이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당대에 가발을 쓰고 있었다 하더라도 머리털이 그 사람의 본 머리인지 가발인지는 분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이집트 여성들은 머리를 길게 길러서 땋았는데요 상당수의 이집트 여성 미라에서는 땋은 머리가 잘 보존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영국 박물관 이집트 1, 2편에서 너무 많은 자료를 올려 페이지뷰가 안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후로 최대 7개 전후의 유물을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독일 박물관 섬의 이집트 편은 총 6부로 진행하려 합니다. 3부에서 방을 계속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이집트편 1부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아시리아편 1부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바빌로니아편 1부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메디아-페르시아편 1부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그리스편 1부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로마편 1부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이스라엘편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