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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독일 베를린 박물관 섬 - 이집트편 3부

by 톡톡오늘 2022. 2. 2.

이집트가 이룬 최전성기의 시기를 언제로 특정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 긴 역사와 수많은 왕조들이 지나갔기에 언제가 가장 전성기였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집트 왕국이 돌아갔던 시절을 제11-12 왕조의 중왕국과 제18-20 왕조의 신왕국 시절로 보고 있습니다. 11-12 왕조는 이집트도 통일한 데다 중앙집권이 강화되었고 인근에 이렇다 할 위협적인 적들도 별로 없었기에 기념비적인 수많은 건축활동이 있었고 아시아 레반트 일대와 남쪽 누비아로 확장 전쟁을 많이 벌였는데요 힉소스인들이 쳐들어왔던 13 왕조부터 힘이 약해지고 여러 파라오도 난립하는 등 상당히 힘이 약해진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실 이집트 왕조의 기간을 몇 년부터 몇 년까지로 특정하기에는 애매한 점도 있는데요 역사 공백도 있으며 공동 통치 기간도 서로 다른 시기로 특정하기도 하였고 이집트 역사가 부패한 서기관들로 인해서 수없이 고쳐지는 일이 있었기에 정확히 몇 년에 누가 다스리고 있었는지를 특정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는 긴 이집트 역사에서 약 500년 정도는 접어두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14 왕조는 7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70명의 파라오가 즉위하기도 하였고 힉소스 혈통의 왕들이 즉위하기도 하였는데요 이러한 혼란한 시기가 지나고 힉소스인을 몰아내고 제18-20 왕조의 신왕국 시절이 오면서 다시 평화와 번영이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왕들이 줄줄이 나오는데요 여성 파라오인 하트넵수트와 아케나텐, 네페르티티, 투탕카멘, 람세스 2세 등등 고대 최전성기를 이끌던 이집트의 왕들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이집트의 전성기는 점점 저물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시기가 아직 한국의 고조선이 태동하기도 전의 시기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정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네요.

이제 계속해서 이집트 고대 인물탐구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기원전 1,400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아래 왼쪽에 있는 상은 아멘호테프 3세입니다. 이집트가 가장 번성했던 시대의 왕으로 시리아, 팔레스타인까지 진출했고 이집트 역사상 가장 부강했던 아마르나 시대를 맞이했던 왕입니다. 아멘호테프 3세는 현재 수단 지역의 누비아 솔렙(Solep)에 웅장한 신전을 세웠는데요 길이가 120미터나 되는 이 신전은 아문라 신에게 바치는 신전이었습니다. 신전에 보면 여러 지역을 복속시켰다고 주장하는 지역들이 열거되었는데요 각 지역별로 손이 뒤로 묶인 포로가 한 명씩 묘사되었고 해당 지역이나 민족의 이름이 새겨진 방패도 나옵니다. 이 지역 가운데 재미있는 사실은 샤수 혹은 쇼소우라고 불리는 지역의 사람들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요 이 지역을 팔레스타인의 어느 지역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쇼소우 땅의 야훼(YHWH)로 불리는 지역을 점령한 것으로 말하는데요 성서에 나오는 유일신 야훼를 가리켜 그 신의 땅을 묘사한 것도 흥미롭게 보이네요.

이제 바로 오른쪽에 있는 이 조각은 18 왕조 시절의 타타이라는 천문학자이자 성직자입니다. 이집트인들은 고대에서부터 별들이 365일 만에 완전히 회전하는 것을 관찰하였고 그러한 주기를 통해서 달력을 사용하였습니다. 달을 관찰하면서 달의 모양이 완전히 바뀌는 주기가 29일 13시간 정도라는 것을 알아냈는데요 달의 모양이 바뀌는 주기를 한 달의 길이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집트인들이 특히 관심을 가지고 관측했던 별은 행성을 제외하고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였는데요 이 별을 관측하면서 나일강의 범람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였습니다. 시리우스는 하루에 한 번씩 동쪽 지평선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지는데요 매일 떠오르는 시리우스가 언제 떠오르냐에 따라 계절을 예상하였는데요 고대 이집트인은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에 동쪽 지평선에 시리우스가 나타나면 곧 나일강의 범람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러한 천문학은 바빌로니아에서 많이 발전하기도 했는데요 점성술 역시 크게 발전하였고 이집트인들에게 전달된 이러한 천문학 역시 점성술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나중에는 그리스로 전파된 이 12궁도(Zodiac)는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방 중앙에 놓여있는 조각상으로 가보겠습니다. 이 조각도 18 왕조의 것인데요 나무와 금, 은, 유리, 아마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조각상입니다. 이 조각은 아멘호테프 3세의 왕비이자 아크나톤의 어머니였던 티이(Tiy)입니다. 머리는 가발 모양으로 둥글게 만들어졌으며 파란색 유약을 입힌 고무로 접착한 아마층이 있는데요 머리 위에는 암소 뿔과 두 개의 긴 깃털로 구성된 원반형 왕관을 쓰고 있습니다. 피부는 보이는 것처럼 검은 피부였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처음에는 부드러운 오렌지색을 띠는 주목나무로 만들어졌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어두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얼굴을 표현한 것을 보면 매우 세밀하게 실제적으로 묘사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여왕의 눈과 검은 눈동자를 돋보이게 하였고 윤곽이 선명한 메이크업 라인과 눈썹으로 세밀한 묘사를 하였습니다. 앞서 맨 처음에 보았던 아문신 얼굴상도 이러한 가발을 썼을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러한 소의 상징에다 후광 효과를 더해서 종교적인 의미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후광 효과는 나중에 다른 종교에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되어서 기독교가 공인된 후에는 마리아나 예수, 성인과 같은 인물의 초상에 그려 넣기도 하고 동양의 불교에서도 성인의 머리에 후광을 묘사한 것도 같은 유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여왕의 미라가 1898년에 아멘호테프 2세의 무덤 옆방에서 발견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신원 확인을 못하다가 1976년에 머리카락 샘플과 관의 자물쇠에 대한 분석을 통해 티이를 식별하였고 2010년에는 DNA 분석까지 해서 공식 확인을 하였습니다. 사망 당시 40-50세였으며 키는 145cm 정도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재 미라는 국립 이집트 문명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기원전 1,350년 아래 있는 조각상을 보겠습니다. 이 조각상은 머리의 앞쪽 절반만 구성되어 있기에 파라오의 조각상과 같은 완전한 조각으로 속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얼굴은 아크나톤(Akhenaten)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좁은 뺨과 도톰한 입술, 돌출된 턱과 삼각형 얼굴 구조는 아크나톤으로 보입니다. 그는 얼굴이 야위고 목과 팔과 손과 발이 긴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는데요 그러한 현상을 고대에 마르팡증후군이 있었던 사람에게 나타난 전형적인 특징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크나톤은 아몬(Amon)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신관들의 세력이 왕권을 위협할 정도로 커지는 것을 감지하고서 그 힘을 제어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이집트의 전형적인 다신 숭배를 금지하고 태양신 아톤을 유일신으로 숭배하는 일신교를 도입하였으며 아몬 신 숭배와의 완전한 단절을 위해서 수도를 테베에서 지금의 알아말나 지역으로 옮기고 아케타텐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아크나톤이 죽은 뒤에는 다시 아몬 숭배는 부활하고 수도도 테베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조각상은 영국 박물관에서도 보았던 켐와셋 왕자로 람세스 2세와 이세노프레트 사이의 둘째째 아들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버지인 람세스 2세의 재위 기간 동안 멤피스에서 프타 대사제로 지냈고 여러 건축물을 재건하거나 건축한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전쟁에도 함께 여러 차례 참여하였는데 유명한 카데시 전투에서는 전쟁 포로를 끌고 가는 수행원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나옵니다. 다른 고대 사제들처럼 켐와셋 역시 마술을 사용하기도 했다는 설화가 있었다고도 합니다.

지금 보이는 조각상은 람세스 2세의 부인 가운데 한 명인 네페르타리(Nefertari)입니다. 람세스 2세가 매우 총애하였던 인물이었으며 그녀를 위해 아부 심벨에 따로 신전을 만들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있는 왕비의 계곡(Valley of the Queens)에는 가장 크고 화려한 네페르타리의 무덤이 있습니다. 네페르타리는 ‘아름다운 동반자’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요 네페르타리와 관련된 자료는 많이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벽화나 부조를 보면 람세스 2세 옆에 네페르타리를 같은 크기로 자주 묘사되어 있는데요 그녀의 인격을 왕과 거의 동일시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으며 고대 이집트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묘사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대에 교육을 많이 받았기에 드물게 상형 문자를 읽고 쓸 수 있었으며 외교 업무에서 이러한 능력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이 방에서 가장 유명한 유물 가운데 하나만 소개하고 다른 방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에 보면 진한 녹색으로 된 두상이 보이는데요 이 두상의 이름은 베를린 그린 헤드(Berlin Green Head)라고 불리는 유물입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이집트 사제의 모습으로 보이며 기원전 100-5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동상의 얼굴은 차분하면서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습으로 현대 미술 작품에서도 보기 드문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타원형 두개골과 두상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이 작품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끼친 고대 그리스인들이 해부학 지식이 풍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는 소유자의 이름과 직위가 적혀있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만들어진 양식을 볼 때 프톨레마이오스 시대로 추정하는데요 고대 헬레니즘 문화가 중동과 이집트 곳곳에 많은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는 유물입니다.

이제 다음 4부에서는 다른 방으로 넘어가서 고대 유물들을 계속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이집트편 1부

이번에 찾아볼 박물관은 많은 분들이 대영 박물관으로 알고 있는 영국 박물관입니다. 왜 대영 박물관이 아니라 영국 박물관이냐면 영국 현지에서도 이 박물관을 영국 박물관(The British Museum)으로 부르고 있기에 정확히 표현하자면 영국 박물관이라고 말하는게 맞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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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아시리아편 1부

이제 살펴보게 될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주변 지역을 가리키는데요 인류 고대 문명이 시작된 지역으로 오랜 기간 세계 역사의 중심이 되는 지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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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바빌로니아편 1부

이제 영국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바빌로니아의 유물들을 하나씩 열어보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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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메디아-페르시아편 1부

이번 편에서는 메디아(Media)와 페르시아(Persian)가 함께 바빌로니아 제국을 무너뜨리고 근동에서 약 200년간 전성기를 누린 아케메네스 제국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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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그리스편 1부

사람들은 항상 무엇인가 변화를 원하고 어떠한 계기가 삶에서의 전환점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나 신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요 어떠한 경제적이거나 정치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험을 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인해 전환점을 맞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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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로마편 1부

지금 세계 초일류 강국으로 부상한 미국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많은데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군사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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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 이스라엘편 1부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에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유물 역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한 민족이나 국가의 문화유산은 그 나라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영국 내에서의 유대인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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