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의 중심에 흐르는 슈프레 강에 있는 섬의 북쪽 지역을 가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5개 박물관이 모두 모여 있는데요 이 지역을 박물관 섬(Museumsinsel)이라 부릅니다. 가장 오래된 구 박물관(Altes Museum)과 신 박물관(Neues Museum), 구 국립미술관(Alter Nationalgalerie), 보데 박물관(Bode Museum),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이 이 섬에 모두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신 박물관과 구 국립미술관, 보데 박물관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통해서도 고고학 유물을 보는 코스가 있는데요 이 지하 통로는 6번째 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모두가 하나같이 자체 예술 작품들이고 소장품들 역시 엄청난 유물들이 많은데요 진품과 더불어 독일에는 문화재 복구하는 선진 기술로 인해서 다른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한 유물들의 복제품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또한 스케일도 남달라서 영국 박물관(대영박물관)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처럼 통째로 뜯어온 유물들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독일의 남다른 박물관 개발로 인해 1999년에는 이 박물관 섬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독일은 프로이센 왕국 시절의 빌헬름 4세 때부터 문화재 발굴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요 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특히 소비에트 연방)에 의해서 밀반출된 유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박물관들을 돌아다니면서 고대 유물들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가볼 장소는 베를린 신 박물관(Neues Museum)인데요 이 박물관에는 이집트 유물과 선사시대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외관은 평범한 구조인데요 내부로 들어가면 화려하게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1층 정문으로 들어가 보시죠. 지하부터 3층까지 총 4층으로 되어 있는데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면에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는데요 계단 오른쪽 복도로 가서 프롤로그라는 주제의 111번 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방은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에 있던 1번 계몽 방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 방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신화관(Mythological Hall)이라 불리는 이 방은 고대 이집트 신들의 다면적인 세계와 창조의 신화, 태양 숭배의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홀에는 첫 번째 왕조의 신들에 대한 묘사로 8개의 기둥과 기둥 사이에 있는데요 수평 기둥에는 천문학과 관련된 주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천장에는 파란색과 황토색으로 된 별자리가 있는 밤하늘을 볼 수 있고 다음에는 24개월 15일로 구성된 고대 이집트의 달력을 묘사해 놓았습니다. 세 번째 칸에는 12궁도(Zodiac)가 그려져 있네요. 구글 스트리트 뷰 화면을 조정하거나 조금만 움직이면 홀 안을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왼쪽에는 고대 이집트 미라 가면이 보이는데요 기원전 360-330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절에 만들어진 미라 마스크도 보이네요. 이 박물관에 있는 이집트 유물은 독일의 이집트 고고학자인 칼 리처드 렙시우스에 의해 발굴되었는데요 빌헬름 4세의 이집트 고고학 원정에서 많은 비문과 파피루스 등 다양한 유물을 복제해 오거나 직접 가져오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것 하나 눈을 떼기 힘든 유물들이 곳곳에 깔려 있는데요 모든 것들을 다 볼 수는 없으니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에서 봤던 것처럼 중요하게 언급할만한 것들만 하나씩 짚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유물들은 마법의 신이자 왕좌의 수호자인 이시스 여신에게 봉헌된 고대 이집트 사원 유적으로 2017년 11월 중순 칼류비아(Qalyubia)의 주도인 반하(Banha)시의 주거지 개발 당시 노동자들에 의해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인부들의 신고로 고고학 고대부 팀(Ministry of Antiquities)에서 급파된 연구가들로 인해서 발굴되었는데요 고대 이집트 음식을 설명하는 비문도 함께 발견되었으며 이시스(Isis)와 그의 아들인 매의 신 호루스(Horus)의 이미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에는 이시스와 오시리스(Osiris)도 보이는데요 오시리스, 이시스, 호루스 이 세 신이 삼신으로 이집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의 조합이었습니다. 이러한 신의 형태는 근본적으로 바빌로니아에서 전래된 것인데요 오시리스는 이집트 신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신이었고 땅의 신 겝과 하늘의 여신 누트의 아들로 여겨졌으며 이시스의 남편이 되어 이집트의 왕으로 통치했다고 알려줍니다. 신화의 기록에서는 오시리스가 아우인 세트에게 살해되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죽은 자의 재판관이자 왕이 되었다고 알려주는데요 이러한 스토리와 관계 역시 바빌로니아의 담무스와 이슈타르와 일치한 내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에 나오겠지만 이시스와 호루스의 모자 숭배 역시 매우 인기 있는 숭배 형태였는데요 조금 뒤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금 보는 유물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하던 머리 받침대인데요 대부분의 머리 받침대는 나무나 돌로 만들어졌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은 후에도 생명이 계속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죽은 사람들이 앞으로 필요한 모든 물건을 무덤 안에 함께 넣었는데요 이러한 것도 무덤 안에 함께 넣었습니다. 특히 죽은 사람들이 자고 있는 것으로 믿었기에 머리 받침대는 필수적으로 넣는 목록이었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높은 머리 받침대로 베고 자면 불편하게 잠을 자야 했을 텐데요 이렇게 높은 머리 받침대를 사용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침대와 직접 머리를 접촉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정교하게 다듬어진 머리 모양이 망가지지 않게 하려 했다는 이유와 따뜻한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 머리 밑과 목 아래 공기가 순환할 수 있게 해서 더 편안한 잠을 자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문화권에서는 특히 잠에서 깨는 게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죽음에서 깨어나는 것과 연관을 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머리 받침대에는 글씨가 새겨져 있어서 사용자가 잠을 잘 자거나 즐거운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랐으며 꿈을 불러오거나, 점괘를 보거나, 산 자와 죽은 자 사이를 중재하거나, 나쁜 꿈과 악을 멀리하기를 바랐습니다.
지금 보이는 조각은 26 왕조 시기인 기원전 664-525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들 호루스에게 젖을 먹이는 이시스 여신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숭배 형태는 프톨레마이오스 시대를 지나 로마에까지 전해지게 되는데요 환생의 상징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시스는 남편의 사후에 처녀인 상태로 호루스를 낳은 전설이 있기에 학자들은 기독교의 마리아와의 유사점을 많이 찾기도 하며 수유하는 이시스상은 기독교 성모자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루스는 악어를 밝고 뱀과 전갈을 쥐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기도 하는데요 한 기록에 따르면 호루스가 자기 아버지 오시리스를 살해한 세트에게 복수하려고 하자, 세트는 뱀으로 변신했다고 하였습니다.
훈민정음의 원본에 적힌 한글은 현대인들이 보고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초기 한글로 되어 있는데 그 의미와 뜻을 우리가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수 많은 한글 학자들이 고대 언어의 실제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연구했기에 고대 언어를 전혀 모르는 우리들이 고대인들이 쓴 글과 생각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연구 과정이 아무 의미가 없다면 고고학자들이나 언어학자들의 존재도 필요가 없겠죠. 고대 언어를 연구하는 고고학자와 언어학자들의 수많은 연구로 인해서 고대에 쓰인 내용들이 무엇인지가 점점 더 명확하게 밝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보시는 전시물은 고대 언어를 번역하기 위해 노력하는 고고학자들의 노력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은데요 파피루스를 복원하고 해석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도 로제타석과 같이 고대 언어를 번역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많은 유물들이 발굴되고 있기에 앞으로 더 많은 고고학 자료들이 번역되면서 놀라운 고대 세계의 비밀이 밝혀지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면에 있는 문을 통하여 110번 방으로 가보겠습니다. 110방은 파라오(Pharaoh)라는 주제의 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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