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가몬 왕국은 알렉산더 대왕의 장군 중 한 명이었던 리시마코스의 사망 이후에 페르가몬을 지배했던 헬레니즘 왕조입니다. 왕국이 처음 생겨난 후에는 셀레우코스 제국에 대한 충성과 봉신의 관계였지만 나름대로 상당한 자치권도 행사하였고 이후에 완전한 독립국이 되었습니다. 이 왕국은 필로테로스 가문에서 다스리는 군주국이었는데요 기원전 133-129년의 기간 동안 로마 제국에 흡수되기까지 약 150년간 지속되었습니다. 이들은 지정학적으로 로마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서쪽으로는 마케도니아 왕국과 동쪽으로는 셀레우코스 왕국의 사이에 위치했기에 로마와 동맹을 맺게 되었고 마지막 왕인 아탈루스 3세는 유언으로 페르가몬 왕국을 로마 공화국에 귀속시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후 에우메네스 2세의 사생아라고 주장하는 아리스토니쿠스는 반란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결국 로마군에 패배하면서 로마 속주로 합병되었습니다.
이제 페르가몬에 있던 제우스 대제단의 다른 부분들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우스가 있던 부조의 오른편에서 지금의 부조가 보이는데요 방패를 들고 있는 아테나와 오른편의 니케가 나란히 보입니다. 여신 아테나는 거인 알키오네오스(Alkyoneos)의 헝클어진 곱슬머리를 붙잡고 머리를 왼쪽으로 당기고 있고 동시에 아테나가 부리는 뱀은 거인의 몸을 구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른편에는 대지의 여신이자 거인의 어머니인 게(Ge)가 있는데요 아들의 생명을 구걸하기 위해 땅에서 올라오고 있는데 얼굴 옆에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이 인물은 부조에 인물을 식별케 하는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에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는 아테나에게 왕관을 부여해서 알키오네오스의 운명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부조를 따라 가장 마지막 부분까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부분이 소실되기는 했지만 가장 마지막 부분 부조의 인물은 포세이돈인데요 올림포스 12신 가운데 하나이며 로마에서는 넵투누스(Neptunus)와 동일시되는 신입니다. 바다의 신이면서 제우스의 작은 형인데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는 제우스가 첫째, 포세이돈이 둘째, 하데스가 셋째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제우스 숭배보다 포세이돈 숭배가 더 오래된 것으로 추측하는데요 바다를 중요시하는 그리스의 주신으로 존재하다가 이후에 제우스 숭배와 합쳐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테네에서는 아테나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코린토스나 이탈리아 반도 남부의 마그나 그라에시아 도시국가에서는 포세이돈이 최고의 신으로 숭배받았습니다. 최근인 2017년 그리스에서는 정부에서 고대 그리스 신에 대한 숭배를 인정하고 있는데요 다른 여타 신들을 포함해서 포세이돈도 그리스 토속 종교로 숭배받고 있습니다.
다음 전시관으로 통하는 문 옆에는 지금 보이는 것과 같은 페르가몬 제우스 대제단의 모델이 보이네요. 제단의 구획은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이며 이오니아식 건축 모델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단은 일반적으로 동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서쪽으로 열려 있는 계단을 통해 접근할 수가 있었습니다. 희생 제물 역시 서쪽 제단을 통해서 들어갔겠네요. 계단의 폭은 거의 20미터, 높이는 6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하부 구조로 되어 있고 아래 기초는 격자로 되어 있어서 지진이 일어나도 안전성을 높이게 설계되었습니다. 상부에 있는 구조는 2.3미터 높이로 되어 있는데요 여러 조각상들과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아직까지는 도색의 흔적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고대에는 화려하게 칠해진 제단의 모습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성서에서도 페르가몬이 나오는데요 계시록 2:13에서는 버가모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버가모를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이라고 하였는데요 다신 숭배를 위한 여러 신전과 거대한 제단이 있는 도시였다는 점에서 그렇게 불렸습니다.
이제 계단위로 올라가기 전에 왼쪽에는 다음과 같은 부조가 보입니다. 이 계단 입구에 있는 부조에는 네레우스 부부와 도리스 부부 그리고 거의 모습이 나오지는 않지만 오케아노스 부부와 테티스 부부가 싸우는 모습이 있습니다. 모두 바다 혹은 물의 신들인데요 오케아노스는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서 커다란 조개 모양의 전차 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으로도 조각되어 있는 신입니다. 이러한 부조가 있는 서쪽 부조에는 제단에서 유일하게 데오레토스(Theorretos)라는 예술가의 서명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러한 계단 위의 구조는 왕이 모여있는 군종에게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거나 연설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신전 상부로 올라가면 바닥에 다음과 같은 모자이크 타일이 보이는데요 왼쪽 위에는 앵무새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 앵무새는 알렉산드리아 앵무새(Psittacula eupatria)라 명명된 앵무새입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정복전쟁을 할 때 정복된 다양한 지역에서 수많은 새를 수송하였는데요 지금의 파키스탄과 인도 서북부인 펀자브 지역에서 서쪽으로 보낸 새입니다. 이 앵무새는 깃털 대부분이 초록색을 띠며 청록색의 뺨과 황록색 복부를 가지고 있고 붉은 부리와 날개에 적갈색 부분이 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빠른 속도로 제국을 넓혔는데요 이렇게 인도 정복에 나선 이유는 대륙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자신의 이름을 남기겠다는 허황된 목표였습니다. 그는 4만의 병력을 이끌고 인더스 강 너머에 위치한 파우라바의 왕 포루스와 일전을 벌였는데요 코끼리 기병까지 있던 파우라바군을 격파하고 포루스로부터 알렉산더에게 충성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풀어주었습니다. 이 인도 원정에서 돌아온 뒤 얼마 안 되어 32살의 나이로 급사하게 되는데요 알렉산더의 네 장군에 의해서 제국은 분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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