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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독일 베를린 박물관 섬 - 로마편 2부

by 톡톡오늘 2022. 2. 25.

로마의 역사에서 에트루리아는 하나의 역사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로 로마 역사에서 많은 에트루리아 혈통의 정치인들과 귀족들, 장군들이 있습니다. 로마 역시 에트루리아의 문화를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는데요 로마의 전통 의상인 토가도 에트루리아 의상에서 유래했으며 이름 짓는 법도 에트루리아의 작명법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이를테면 ‘이름(플라이노멘:Praenomen) + 씨족(노멘:Nomen) + 가문의 성(코그노멘:Cognomen)’의 방식으로 이름을 짓는데요 그렇다면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라고 한다면 가이우스가 본 이름이고 율리우스라는 씨족에 카이사르가 조상 가문의 성이 되겠네요. 이러한 작명법으로 입양이 되면 이름이 바뀌기도 했는데요 아우구스투스 역시 원래 이름인 가이우스 옥타비우스 투리누스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에게 입양되면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작명법도 2세기경부터는 이름(프라이노멘)을 씨족(노멘)과 합쳐져서 하나로 불리고 가문의 성(코그노멘)으로 사람을 구분하게 됩니다.(한국인의 이름처럼 홍(가문의 성) + 길동(이름) 방식으로 바뀌게 되네요 물론 한국인들은 아직도 호를 사용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에트루리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좀 더 멀리 왔는데요 이밖에도 아치형 건축이나 마차경주, 격투기 문화 등을 에트루리아에서 받아들여 로마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이제 2부에서 에트루리아 유물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의 얼굴 부조는 구부러진 뿔과 뾰족한 귀가 있는 염소 머리 모양의 투구를 쓰고 있는 여신인데요 이러한 여신의 모양은 기원전 5-3세기 초까지의 주노 소스피타(Juno Sospita) 여신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이 여신에 대한 숭배는 로마 공화정 시대와 안토니오 시대의 동전에까지 등장하며 고대 이탈리아에서 주로 숭배되던 여신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여신 숭배는 에트루리아의 종교 건물에 있던 흉벽 패턴의 특징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 여신은 로마의 달력에서 새해를 시작하는 2월의 신이며 다산, 전쟁, 왕위의 영역으로서 역할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여신은 정화와 다산의 신으로 숭배받았습니다. 그래서 고대 로마에서는 새해가 3월 1일에 시작이 되었는데요 이 날은 로마 건국일이자 초대 왕이었던 로물루스의 생일이기도 하였습니다. 로마에서는 이러한 주요 신들을 로마의 수호신으로 여겼고 이후에 황제 숭배로 발전하는 초석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에트루리아 도자기는 그리스에서 생산되었던 광택이 나는 검은색 도자기를 모방해서 기하학적인 꽃이나 인물이나 패턴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그리스에서까지 높이 평가되기도 하였습니다. 에트루리아 도자기의 전성기에는 해외에서 수많은 도예가들과 예술가들이 에트루리아 도시로 이주하였는데요 빌라노바 문화(Villanovan culture)라 불리는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를 중심으로 발전한 에트루리아 문명의 꽃을 피우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도자기의 형태로 발전하다가 기원전 670년에서 600년사이에는 코린트 지역에서 많은 도자기 그릇이 수입되면서 에트루리아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에트루리아만의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지금 보는 것과 같은 두 개의 손잡이가 달린 큰 꽃병은 에트루리아만의 특산품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맞은편 벽에 있는 벽장으로 가면 여러가지 주화가 보이는데요 지금 보이는 주화는 기원전 750-650년 경에 구비오(이구비움 : Iguvium)라는 지역에서 발굴된 청동 주화입니다. 대부분의 에트루리아 동전의 유형은 그리스의 문화에 배경을 두고 있는데요 태양 바퀴, 황소 머리 등의 모양은 태양과 달 숭배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서 하데스의 두상이나 케르베로스, 그리핀, 스핑크스, 레오나인 키메라, 사제나 점술가의 두상은 죽음의 세계와 관련된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암시하는데요 이러한 것들은 모두 에트루리아 종교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태양 바퀴의 경우는 이후에 로마 시대에까지 주화에 새겨지게 되는데요 율리우스 카이사르나 아우구스투스 동전 뒷면에도 태양 바퀴가 그려져 있었고 콘스탄티누스도 태양신 숭배자였기에 이러한 태양 바퀴가 가지고 있는 상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징물은 초기 가톨릭 십자가의 원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보는 벽장의 에트루리아의 귀금속은 금목걸이와 기타 장신구들인데요 이들은 금으로 정교한 명품을 만들었는데요 이들은 페니키아인들의 공예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앞서 영국 박물관(대영 박물관) 이스라엘 편에서도 페니키아 인들의 상아 공예품이 고대에 많은 인기가 있었음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보석류 특히 금을 세공하는 기술이 에트루리아에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구글 스트릿뷰로는 가까이 가는데 한계가 있어서 확대해 보기가 어려운데요 가까이서 보게 되면 놀랄 만큼 정교하게 세공된 금 장신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미세하게 디자인된 이러한 기술력으로 스핑크스나 날개 달린 사자, 키메라 등을 디테일하게 세공하였고 석류나 도토리, 연꽃 야자수 같은 다양한 페턴의 목걸이 등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이탈리아 명품 시작이 에트루리아에서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러한 기술은 로마에까지 계승되어서 이후 로마 제국은 금세공 업자들의 상업 중심지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부조는 푸블리우스 아이디우스(Publius Aiedius) 부부의 무덤 부조입니다. 기원 1세기 전반의 무덤 부조로서 푸블리우스 아이디우스는 로마 노예의 전형적인 그리스식 이름입니다. 부조 아래에 있는 비문에는 ‘해방자 푸블리우스, 푸블리우스 아이디우스 암피오, 해방자 푸블리우스 아이디아 파우스타 멜리오르’라고 적혀 있는데요 글 오른쪽의 ‘L’은 자유인(Libertus)의 표시입니다. 즉 이들은 노예 신분에서 자유인이 된 사람들이며 로마 시민권이 있었지만 이들의 전 주인으로부터 받은 2급 시민 권리에 불과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평범한 로마 시민으로서 태어날 수가 있었습니다. 이 부조는 마치 창문 밖을 내다보는 부부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는데요 실제로 이러한 형태의 부조들은 큰 무덤 단지의 문 측면에 창문처럼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노예에서 해방된 사람들은 이전 주인의 큰 무덤에 함께 묻히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해방 노예들의 무덤 부조의 특징으로는 존엄(Dignitas)과 근면(Virtus)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기도 하였습니다.

복도를 따라 가다가 벽장 안에 보이는 다음의 초상화는 파이윰 미라 초상화(Fayum Mummy Portraits)라 불리는 작품인데요 이집트 콥트기에 미라 앞에 놓은 나무판에 그려진 자연주의 화풍 초상화입니다. 이 초상화는 이집트 전역에서 발견되지만 하와라(Hawara), 안티노폴리스(Antinoopolis) 등 파이윰 분지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발견된 유물이긴 하지만 기원전 혹은 기원 1세기 로마시대부터 시작되었기에 그리스-로마 양식에서 파생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현재까지 약 900여 개의 초상화가 발견되었습니다. 고온에 건조한 기후인 이집트의 환경으로 초상화가 잘 보존되었는데요 이 초상화는 매장을 위해 미라가 된 시신의 얼굴 부분에 덮어 두었습니다. 보존된 미라 초상화의 대부분은 참나무, 피나무, 단풍나무, 삼나무, 사이프러스, 무화과나무, 감귤나무 등 다양한 수입 목재로 된 나무판 위에 그려졌고 어떤 경우에는 미라를 싼 천 위에 직접 그려지기도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초상화는 스스로를 그리스인으라 여기는 이집트 정착 그리스인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라의 치아를 분석해보니 그리스인이나 유럽인보다는 고대 이집트인과 더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상류층으로 부유한 군인, 공무원, 종교인 등이며 초기 이집트의 가면 형식에서 점차 그리스-로마 양식으로 바뀌며 도입이 된 것인데요 이후 경제적인 상황과 고대 종교에 대한 관심 저하로 이러한 풍습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에트루리아 문명에서 자연스럽게 로마에 대한 소개로 넘어왔는데요 3부에서 로마의 다양한 유물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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