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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독일 베를린 박물관 섬 - 로마편 4부

by 톡톡오늘 2022. 2. 27.

1975년에 경주에서 황남대총 남쪽에 있는 무덤을 발굴하면서 여러 유물들이 나왔는데요 고고학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유물이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로마의 유리병이 나왔는데요 고대 로마시대 유리그릇은 로마의 주요 수출품이기도 하였습니다. 아마도 시리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는데 무려 30여 점의 유리그릇이 출토되었습니다. 고대 중국사에도 유리그릇이 많이 발굴되지는 않았는데요 실크로드 혹은 해상 무역을 통해서 동아시아까지 왔음을 생각해 볼 수 있네요. 로마의 그릇 가운데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납으로 된 그릇이 많았다는 건데요 납은 로마의 수도관이나 식기, 화장품, 화폐, 솥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로마 시민들 가운데 납중독으로 고생한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로마 왕족들은 포도주의 풍미를 위해 납을 섞어서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이들은 납의 위험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쉽게 구부러지는 납의 특성 때문에 많이 사용하였는데요 석회가 많은 유럽의 수질 특성상 로마의 수도관에는 석회층이 생겨서 다행히 상수도 관에는 납성분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제 고대 로마의 여러 그릇들도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테라코타(질그릇)를 실용적인 목적으로 엄청난 양이 생산되었습니다. 이러한 테라코타 그릇도 일반적인 그릇과 고급 그릇으로 나뉘는데요 지금 보이는 그릇은 고급 그릇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도기를 가리켜 로마 붉은 광택 도자기라 부르는데요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 2세기 후반까지만들어져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도자기는 옅은 주황색에서 밝은 빨간색에 이르는 색상 범위를 가지고 있었고 생산되는 지역에 따라 광택이나 색상이 조금씩 다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붉은 광택 도자기는 그리스 도자기들과 공통점이 많지만 그리스 도자기처럼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기보다는 양각이나 음각 장식을 더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도자기는 경우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유약을 입힌 더 고급스러운 도자기도 만들어지기는 했는데요 파란색이나 청록색 혹은 녹색으로 제조되었고 이집트에서 주로 제조되었습니다. 이 도자기는 기원 3세기부터는 유리 제품으로 대체되었지만 부자들은 어떤 경우이든 항상 은그릇을 선호하였습니다.

지금 보이는 은 그릇들은 1868년 10월 17일 독일 힐데스하임에서 발굴된 힐데스하임의 보물(The Hildesheim silver treasure)이라 불리는 그릇들입니다. 이 그릇은 로마 제국의 국경 밖에서 발견된 가장 큰 규모의 은그릇 컬렉션인데요 대부분 1세기 당시의 유물들입니다. 이 제품은 아마도 게르마니아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활동했던 로마 사령관의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마도 푸블리우스 큉크틸리우스 바루스(Publius Quintilius Varus)의 것으로 추정합니다. 바루스는 기원전 9년에 아우구스투스의 신임을 얻고 티베리우스와 공동 집정관으로 일했으며 아프리카와 시리아 총독을 지냈습니다. 시리아 총독 당시에는 유대 지역에서 일어난 유대 독립전쟁을 진압하고 예루살렘을 점령하였고 2000여 명의 유대인 반란군을 사형하기도 하였습니다. 기원 7년에는 게르마니아로 부임했는데요 기원 9년 토이토부르크 숲에서 벌어진 게르만족과의 전투에서 아르미니우스가 이끄는 게르만 부족 연합군에 철저하게 패하였고 로마 17, 18, 19군단이 괴멸당했습니다. 바루스는 그 전투에서 패하고 자살하였습니다. 이 보물은 갈겐베르크 언덕(Galgenberg Hill)의 지하 약 2m에 묻혔는데, 프로이센 병사들이 사격장을 준비하다가 발견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보물이 실사용 제품이 아니라 장식품 혹은 전리품이었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금 보이는 그릇들은 기원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분화 당시 많은 사람들이 휴양지로 여겼던 보스코트레카제(Boscotrecase) 지역에서 나온 청동 그릇입니다. 이 지역은 베수비오 산(Mount Vesuvius)의 남쪽 경사면에 자리 잡고 있었고 많은 별장과 농가가 있었는데요 이 별장 중 하나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오른팔인 아그리파(Agrippa)와 그의 아내 율리아(Julia)가 소유한 별장도 있었습니다. 이 별장은 고대 로마 예술 작품 가운데 프레스코화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요 화산재가 프레스코화를 잘 보존했기에 발굴이 가능했습니다. 이 빌라 자체는 기원전 21년에서 16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그리파가 기원전 12년 아그리파가 사망한 후에 이 별장에 대한 소유권을 아우구스투스가 상속을 받아 황실의 소유로 가지고 있었지만 이후 별장의 소유는 클라우디우스 황제로부터 자유인이 된 에우티에우스(Euthyeus)가 마지막 소유자였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벽화에는 가면을 쓴 배우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요 고대 로마에서는 극장에서 다채롭고 표현력이 풍부한 가면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가면에는 금속으로 정교하게 가공되어서 배우들의 음색이 강화되도록 디자인되었고 배우의 머리 전체를 덮는 형태였으며 입이나 눈에 큰 구멍이 있었습니다. 가면의 과장된 표현을 통해서 캐릭터의 심정을 전달하였는데요 기쁨이나 슬픔, 후회, 두려움과 같은 단순한 감정을 전달하였고 남성은 갈색, 여성은 흰색으로 색상을 구분하였습니다. 이처럼 고대 로마인들은 구경거리를 좋아했고 검투 장면, 멜로, 마임, 서커스, 코미디와 같은 주제로 공연하였고 종종 이러한 공연은 조잡하고 저속한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또한 로마에서는 여러 유명 작가들도 있었는데요 플라우투스는 50여 편의 희곡을 썼으며 테렌스는 짧은 생애 동안 12개의 연극을 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비극으로 유명한 로마의 극작가인 세네카(기원전 4-기원 56년)는 기원 65년에 정치적, 사회적 논평을 그린 희곡으로 인해서 네로에 의해 자살을 강요당했는데요 세네카는 이에 동의하고 손목을 베었지만 죽음이 너무 느리고 고통스러워서 음독하였는데 그래도 죽지 않자 그의 종들이 그를 뜨거운 구리 욕조에 넣어서 증기로 질식시켜 죽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맞은편에 다음 전시관으로 가기전에 있는 왼쪽의 작은 문으로 잠시 들어갈 텐데요 이 전시관의 주제는 기쁨의 정원 - 고대의 사랑에 대한 작품(The Garden of Delights-The Art of Love in Antiquity)인데요 들어가서 한 작품만 보고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보이는 이 거울은 그리스편 스키타이와 관련된 방에서 봤던 거울과 같은 청동 거울인데요 오른쪽에 있는 거울에는 승리의 여신인 니케(Nike)를 새겨 넣은 청동 거울의 이미지도 있습니다. 지금의 거울은 유리판 뒤로 얇은 코팅이 있기 때문에 반사율이 높지만 고대 거울은 반사면이 선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금속으로 만들어져서 잘 연마된 광택을 유지해야만 했는데요 속돌 가루를 발라서 정기적으로 닦아 주는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윤곽이 흐릿하게만 나오는 상태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생활에서 사용되는 그릇들의 종류를 살펴보았는데요 다음 전시관으로 고대 로마의 다양한 인물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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