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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투어 / 독일 베를린 박물관 섬 - 메디아-페르시아편 2부

by 톡톡오늘 2022. 2. 13.

아케메네스 왕조는 엄청난 경제적 부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당대 곡창지대인 소아시아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나일강 삼각주, 이란 지역을 모두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페르시아 제국이 가진 부는 그리스인들의 상상을 뛰어넘었는데요 당시 페르시아 제국이 발행한 다릭 금화는 지금의 미국이 발행하는 달러화와 같았으며 그리스인들은 이 금화를 가지기 위해 페르시아 제국 군대에 복무하는 용병으로 활동하고자 했습니다. 이후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의 겨울 수도인 수사를 점령했을 때 5만 달란트의 은을 차지했고 페르세폴리스를 점령하고는 12만 달란트의 금화를 차지했는데요 12만 달란트의 금은 기원전 5세기 무렵의 그리스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국가였던 아테네의 1년 재정보다 무려 300배나 많은 수치였습니다. 이 1 달란트의 가치는 그리스에서 벌어진 펠로폰네소스 전쟁 무렵 200명이 탑승하는 3단 노선 1척을 1개월간 유지할 수 있는 금액이었는데요 12만 달란트의 가치는 엄청난 액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TMI는 이쯤 하고 이제 페르시아의 유물을 마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염소 모양으로 된 이 유물은 고대 페르시아의 무게 단위를 알려주는 저울추입니다. 이와 같은 저울추는 아시리아 시기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주로 사자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이 많이 있기에 사자 무게(Lion Weights)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런 기준이 되는 저울추가 제국에서는 꼭 필요했는데요 예를 들어 달란트라는 무게 단위는 지역마다 조금 달라서 바빌로니아인들은 31kg 유대인들은 34kg, 1세기 그리스인들은 20.4kg이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가 다양한 단위를 사용하는데요 동양권에서 사용하는 근(斤), 평(尺), 리(里)와 같은 단위와 세계적으로 표준이 되는 미터(m), 그램(g)이나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마일(mile), 야드(yd), 온스(oz)와 같은 다양한 단위로 인해서 어떤 경우에는 협업이나 사업 거래에 혼란이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단위를 쓰는 나라들을 통합한 거대한 제국에서도 단위 체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오른쪽에 보면 여러 부조들이 보이는데요 유광 벽돌로 된 페르시아 경비병은 마지막에 한번더 언급하기에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페르시아 불사부대 경비병 오른편에는 페르세폴리스에 있던 한 벽의 부조인데요 크세르크세스 1세 궁전의 계단에 있던 부조입니다. 아마도 페르시아 신년 축제 기간 동안 메디아(Media) 남자가 신에게 바칠 공물인 양을 안고 들어가는 것에 대해 묘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메디아 사람들은 독특한 둥근 모자를 쓰고 있는 무릎까지 오는 긴 튜닉을 입고 있는데요 페르시아의 궁전 부조들을 보면 허리띠로 조이는 길고 헐렁한 가운을 입은 페르시아(Persian) 사람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자주 나옵니다. 이처럼 이 두 지역의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은 다르지만 함께 일하는 모습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 공동체 국가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은 외부에서도 메디아 사람과 페르시아 사람을 구분 없이 부르기도 한 점은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함께 일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메디아인 부조 옆에 있는 석회암 벽 부조는 페르세폴리스에 있는 다리우스 1세의 궁전의 부조인데요 방패와 창을 들고 있는 두 전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독특한 의상과 투구 모양으로 그들을 트라키아인(Thracian)으로 식별케 합니다. 페르시아인들은 그리스와 터키를 잇는 지역에 사는 트라키아 지역을 점령하고 속국으로 삼았는데요 그리스를 침공할 때에도 많은 트라키아인들을 동원하였습니다. 고대 역사가인 헤로도토스는 트라키아인의 인구가 인도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고 적기도 하였는데요 그만큼 고대에 많은 트라키아인들이 부족을 이루고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그리스인들과는 다른 정체성을 가진 민족이었고 전통적으로 호전적이고 야만적인 민족으로 취급을 받았는데요 그리스와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서로 공유하는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트라키아인 부조 오른쪽에는 또 다른 정체성을 보이는 민족이 보이는데요 이 부조 역시 페르세폴리스의 다리우스 1세 궁전에 있었던 부조로 선물을 나르는 페르시아인을 묘사한 부조입니다. 앞서 1부에서 보았던 작은 페르시아인 조각을 확대하면 이런 비슷한 모습일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초기 페르시아인들은 유목 생활을 하였기에 다소 간소하게 생활하였지만 제국의 시대가 되자 사치품과 사치스러운 환경을 매우 애호하는 태도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페르세폴리스에 있는 조각들은 페르시아 사람들이 발목까지 닿게 늘어뜨려지는 긴 옷을 입고 허리에 띠를 매고 끈이 낮게 달린 신발을 신는 모습으로 묘사하는데요 왕실에서 입는 옷도 흰색과 청색(혹은 보라색)으로 정해서 외투로 입기도 하였습니다. 페르시아의 키루스가 메디아인과 통합을 이룬 뒤에는 메디아인이 페르시아인에게 종속되어 있기는 하였지만 이원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메디아인은 제국에서 주로 고위직으로 일하였고 페르시아인 군대를 지휘하기도 하였는데요 당대에는 메디아인 혹은 페르시아인을 부를 때 두 지역을 구분 없이 불렀습니다.

이제 부조 반대편에 보면 유광 벽돌로 된 경비병이 보입니다. 이 벽돌은 다리우스 1세가 지은 궁전 안뜰에 흩어져 있었는데 프랑스 고고학자들의 굴착기에 의해서 발견되었습니다. 최소 18개의 문양이 복원되어서 대부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수사의 궁전 동문에 위치해 있었는데 선명한 색깔로 조각된 그림을 보면 고대 세계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경비병은 왕의 개인 경호원을 구성하는 유명한 페르시아 불사(Immortals) 부대입니다. 이렇게 불리게 된 것은 그리스 역사학자인 헤로도토스가 그들을 그리스어로 불사신(아타나토이:Αθάνατοι)이라 붙인 것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이들은 무예가 뛰어난 엄선된 1만 명의 부대 가운데 한 명이 사망하거나 전투불능이 되면 즉시 새 대원으로 교체해서 부대를 변함없이 유지하기에 그렇게 불렀습니다.

이제 메디아-페르시아 제국의 멸망 이후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국가라고도 할 수 있는 그리스의 유물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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